책소개
“내가 잉여라니?!”
기성의 눈으로는 볼 수 없던 것들에 대한 도발적 보고서
웃기지만 아픈 이 시대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보통 잉여라 하면 곧바로 ‘청년 백수’, ‘아프니까 청춘’인 20대를 떠올린다. ‘88만원 세대’부터 ‘20대 개새끼론’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이 사회 변화와 발전에 어떤 역할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하는 것을 분석한 담론은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그렇게 근 10년간 ‘청춘담론’이 급속하게 확산되었는데, 청춘들의 현실은 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을까?
『열정은 어떻게 노동이 되는가』에서 “네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이 정도는 감수해!”라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 착취를 분석했던 최태섭이 현대 사회를 뒤덮고 있는 잉여 현상에 주목했다. ‘열정 노동’뿐만이 아닌 수많은 소외와 착취가 만연하는 이 답답한 시대에 작은 숨통을 트기 위한 노력이다. 잉여라는 키워드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대사 “대학 못 가면 잉여인간이야, 인간쓰레기 되는 거야!”와 같은 일갈에서 시작하여,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하지 못한 자신을 자조적으로 일컫는 말이 되고, 이제는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느끼는 불안한 정서와 그것을 잊기 위해 무의미한 일에 몰두하는 행위까지도 합산한다.
거리로 나와 “난 나야!”라고 외치던 발칙한 개인들은 이제 모니터 앞에서 “내가 잉여라니!”라고 외친다. 왜 그들은 스스로를 ‘남아돈다’고 칭하는가? 왜 긍정&도전 정신으로 세상에 나오지 않고 키보드 위에서만 재능을 낭비하는가? 저항이 없는 청년담론부터 병맛 넘치는 댓글놀이까지, 잉여를 만들어낸 현대 사회의 구조를 잉여 스스로 눈으로 통찰한다. 점점 더 많은 이들을 잉여로 만드는 잉여사회의 실체를 파악한 이들만이 의미심장하게 ‘ㅋㅋㅋ’라는 웃음을 흘리며 달라진 세계를 포착하게 될 것이다.
목차
추천사_잉여, 잔혹한 시대를 돌파할 작은 가능성
프롤로그_내가… 내가 잉여라니?!
잉여인간들의 출현 / 할 일 없이 산다 / 싸우지도 못했기에 루저도 아니다 / 가능성이라는 희망과 저주
1부_잉여란 무엇인가 _ 잉여를 만들고 내쫓는 세계의 작동 방식
1장_우리들의 찌질하고 처절한 21세기
슈퍼88만원세대K / 20대 개새끼론, 무슨 표정을 지어야할지 모르겠어 /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2장_역사의 죽음과 잉여의 탄생
노동이 모욕이 된 꿈의 신세기 / 자유가 너희를 속박케 하리라 / 역사 이후의 인간들, 동물과 속물 / 근거 없는 존재의 탄생
3장_무엇이 잉여인가
세계에 곤란함을 제공하다 / 쓰레기가 되는 어느 민감한 삶 / 결핍, 잉여의 필요조건 / 과잉, 잉여의 충분조건 / 좀비와 유령의 존재론
4장 잉여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잉여와의 전쟁, 탄압에서 무력화로 / 저 남아도는 존재들을 통치하라 / 잉여 추방을 위한 시공간 / 잉여는 제거되지 않는다
2부 잉여 생태계의 탄생 _ e-병맛 쩌는 세상의 지도를 그리다
5장_병맛의 세례를 받으라 : 잉여들의 서사와 통찰
잉여 문화의 새벽 / 병맛, 그 새로운 서사의 탄생 / 이말년과 귀귀, 부조리와 검열의 이중주
6장_고자와 게이로서 말하기 : 관계 불가능에 대한 자조와 공포
어디선가 들려오는 찰진 소리 있나니... / 후로게이들의 역사 / 우린 안 될 거야, 아마
7장_키보드워리어의 생태와 습성 : “어쨌거나 싸우자!” 그 소통의 이면
논객의 등장과 방언의 시대 / 사이버 전사들 : 악플러와 어글러 / 인터넷 대첩과 네티즌 수사대 / 무엇을 위해 뭉치고 싸우고 파헤치는가
8장_잉여들의 완장놀이 : 비겁한 쾌락과 박탈의 세계화
‘힘’의 기원 / 도취된 자경단의 출현 / 일베는 괴물인가 / 피해의식과 쾌락의 동반 폭발 / 박탈과 불안의 인터내셔널 / “민주화 당한” 세계가 보내는 위험신호
에필로그 _ 잉여는 어디로 가는가
진짜를 찾는 모험: 잉여와 진실의 문제 / 잉여는 저항할 수 있는가? / 잉여에게 제안하는 세 가지: 생존, 성장, 만남
주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