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웨딩
정략결혼의 상대는 15년 전의 첫사랑.
다시 만난 그는 그녀가 생각했던 꿈속의 왕자님이 아니었지만,
그녀 역시 이제는 더 이상 꿈만 꾸며 살 수 없었다.
“결혼해요, 우리.”
“왜 그래야 하지?”
“조건에 맞는 사람이 당신뿐이에요.”
그녀는 조여 오는 쇠창살의 벽 가운데서
그나마 썩은 밧줄이라도 던져줄 이가 로한뿐이라는 생각을 했다.
“진짜 부부가 아닌 채로 살 수 있는 사람,
이런 제안을 다른 가족의 방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1년만 지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될 사람.”
그러나 두 장의 계약서가 담긴 핑크색 파일처럼
딱딱하기만 했던 그들의 결혼생활은 점점 고운 색이 입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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