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시 시작하는 평화만들기
한반도와 세계를 가로지르는 깊이있는 사유
평화적 민주주의의 여정을 통해 내란세력을 물리치고 국민주권정부가 출범한 지 두달여의 시간이 지나 어느덧 가을에 한발 가까워졌다. 내란사태를 지나 정권교체를 이루기까지 온 국민이 애쓰고 분투한 시간들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그간 당연하게 여겨온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도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온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작업이 다시 본격적인 출발점에 선 듯하다. 가을호를 내어놓으며 본지 편집부주간인 백지연은 “새 시대에 걸맞은 눈높이로 설계되는 변혁담론의 방향성과 역사성”의 필요를 짚으며, 본지 역시 갈라진 사회를 통합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 위에서 정성과 지혜를 모으겠다는 다짐을 전한다(‘책머리에’).
『창작과비평』 2025년 가을호에서는 ‘2025년체제’를 기반으로 새롭게 나아갈 한반도의 모습과 우리의 사상 자원 및 실천이 가지는 세계사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그린다. 특집은 2025년체제를 다져나가기 위한 핵심과제로서 남북관계의 진전, 지역균형발전, 동아시아 평화 등을 다룬다. 거세진 혐중문제를 비롯해 한중관계와 중국의 변화에 다각도로 접근하는 대화도 흥미진진하다. ‘K담론을 모색한다’ 시리즈는 조소앙 사상의 현재적 의미에 대한 논의로 일곱번째 글을 이어가며, 주목할 작가와 작품을 실답게 평한 문학비평 글들 역시 풍성하다. 창비신인문학상 수상작을 포함한 창작란의 신작들이 가을의 깊이를 더한다.
목차
[특집] 2025년체제와 새로운 한반도 -----------------------------------------------------------------
특집 2025년체제와 새로운 한반도에서는 지역균형발전, 남북관계의 진전과 동아시아 평화 등 남한-한반도-동아시아 및 세계를 아우르는 현안을 검토하고 모색하는 글들을 전한다. 정현곤은 내란세력 진압으로 한반도평화 위기가 큰 고비를 넘긴 상황에서, 북한의 두 국가론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살핀다. 북의 변화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말하며,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는 시대인식을 바탕으로 한반도평화와 민주개혁이라는 과제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북간 새로운 관계 형식부터 군사문제 해결 및 경제협력에 대한 실질적 방향전환까지 도모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쟁점을 담고 있다. 정욱식은 최근 양안문제를 둘러싼 미국 정부의 동아시아 전략 재편 움직임이 한반도평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환기한다. 동아시아 전쟁위기론의 허와 실을 꼼꼼하게 짚으면서 2025년체제를 만들어가는 우리 정부와 민간의 역할, 국제연대의 방안을 타진한다. 함명준은 한반도의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로 지역균형발전과 남북협력을 논한다. 평화경제특구 및 북극항로의 거점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고성군 사례를 주목하여 분단과 평화, 공존의 서사를 실현하는 실천적인 공간을 열자는 제안이 긴요하다.
[대화] 변화하는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
이번호 대화는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이욱연 교수의 사회로 언어?경제?사상 각 분야의 중국 연구자 변지원 최필수 차태근이 참여했다. 미중대립의 긴장상황에서 한국이 갖는 중요한 역할을 환기하면서 혐중정서의 정치적?국제적 함의부터 한중이 공유하는 동아시아 발전국가모델의 한계, 중국식 현대화의 과정과 의미, 우리가 참조할 대안문명의 가능성까지 두루 살핀다. 한중의 체계적 협력 구축의 필요성과 미래세대를 향한 논의까지 더해져 풍부한 토론의 장을 열어놓는다.
논단ㆍ현장 --------------------------------------------------------------------------------------------
논단에서는 한반도와 세계의 현실을 연결하는 다채로운 쟁점을 담은 네편의 글을 소개한다. K담론을 모색한다는 일곱번째 연재를 맞아 독립운동가이자 삼균주의의 창시자인 조소앙의 사상을 조명한다. 백영서는 소앙의 삼균주의가 한반도 고유의 사상을 기반으로 근대 민주주의와 나라만들기의 과제를 창조적으로 소화한 것이라 보며, 변혁적 중도의 사상적 계보에서 이를 면밀하게 논한다. 김현우는 기후운동 및 체제전환 차원에서 근대 이중과제론과 변혁적 중도론이 제기하는 현재적 쟁점을 비평적으로 점검하면서 다양한 탈성장 논의들을 살핀다. 기후붕괴의 현실을 다각도로 성찰하고 대안을 내는 서사적 접근이 여러 경로의 담론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백지운은 반둥회의 70주년을 맞아, 반둥의 담론과 사유가 우리에게 남긴 것들을 돌아본다. 비동맹?자주독립?평화공존의 원칙을 천명했던 역사 속의 반둥 선언이 오늘날 각 지역의 주체성을 지키면서 세계체제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려면 어떤 시각과 실천이 필요한지 고민을 담은 글이다. 박재우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지니는 의의를 동아시아 문화사의 맥락에서 풍부하게 조명한다. 전통적인 문화예술의 덕목을 변화하는 현실의 삶과 연결하는 이 저술작업의 실천적인 의미를 살피는 가운데 분단시대 문화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환기한 점도 중요하다.
현장은 최근 발생한 이란-이스라엘 12일전쟁의 전개와 배경, 국제정치적 영향력을 다각적이고 치밀하게 분석한 애덤 샤츠의 글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우익 전체주의와 종족민족주의가 부상하고 기본적인 법질서가 파괴되어가는 세계적 상황과 이스라엘의 패권적 선택이 중동과 세계에 불러일으키는 위기를 생생하게 환기하는 글이다.
창작: 시ㆍ소설 ----------------------------------------------------------------------------------------
창작란에서는 신인시인상을 수상한 방성인을 포함하여 곽재구 김승희 김유림 김이강 신해욱 유수연 이산하 이현승 정다연 정재학 조온윤 열두 시인의 반가운 신작을 소개한다. 이번호 백수린의 장편연재를 시작하니, 삶의 장소와 기억에 깃든 역사적 체험을 곡진하고 섬세하게 형상화한 새 소설에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공선옥 김멜라 조해진의 신작 단편과 신인소설상 김소라의 작품도 독자들을 반긴다.
작가조명ㆍ문학평론ㆍ문학초점------------------------------------------------------------------------
작가조명에서는 시인 박승민이 시집 뒤로 걷는 길을 출간한 황규관과 만나 깊이있는 대화를 나눈다. 지역 공동체의 핍진한 삶과 기억을 바탕으로 문명사상을 탐구하고 상상력을 진전시켜온 황규관 시의 개성과 미덕을 사려깊게 조명한 글이다.
문학평론에서 한영인은 본지 지난호 특집의 쟁점을 이어 최근 문학에 나타난 리얼리즘의 사유와 정동적 전환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논한다. 헨리 제임스와 성해나 소설을 현재적으로 연결하여 문학예술이 추구하는 리얼리즘의 경지를 가늠하고 세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특히 감정의 힘을 긍정적으로 주목하는 흐름 속에서 나의 감정이 곧 진실이 되는 경향을 예리하게 추적하고 신자유주의적 감정정치가 갖는 한계를 설득력있게 전한다. 박동억은 젊은 시인들의 시세계에서 드러난 다양한 정치성을 살피면서 오늘의 시가 추구하는 인간됨의 의미를 분석한다. 남현지 유선혜 윤초롬의 작품을 통해 인간을 참답게 사유하려는 시적 노력을 읽어내는 시선이 깊고 여울지다. 신인평론상을 수상한 이미진은 김기태 소설에 담긴 리얼리즘의 함의를 평가하면서 미시적 삶을 연결하는 힘으로서의 유토피아적 충동이 작품에 구현되는 과정을 세심하게 분석하는 의의를 보여준다.
문학초점에서는 정우영 류수연이 각각 이 계절의 주목할 시집 3권과 소설 3권을 선정해 독자에게 알찬 리뷰를 전한다. 최근 문학장에서 주목되는 신간에 대한 소개가 매력적으로 담겼다.
산문ㆍ촌평 --------------------------------------------------------------------------------------------
산문은 내 삶을 돌본 것 연속기획을 이어간다. 작가 고수리가 제주에서 보낸 성장의 시간에 대해 애틋한 이야기를 전한다. 할머니와 어머니의 사랑을 상징하는 이불의 기억, 숨비소리와 자장가의 추억을 통해 어린 생명을 돌보고 키운 이들의 사랑과 노고를 돌아본다.
여러 분야의 주목할 신간을 충실하고 흥미롭게 평한 글들을 소개하는 촌평에서는 현재 우리의 광장 민주주의를 되돌아보는 인문서부터 내란사태 이후의 일기를 묶은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와 주제의 도서를 소개한다.
문학상 발표 -------------------------------------------------------------------------------------------
제43회 신동엽문학상은 한여진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 전기화 평론 미진한 마음으로 살아가기에 돌아갔다. 2025 창비신인문학상의 심사평과 수상자 방성인(시), 김소라(소설), 이미진(평론)의 수상소감도 실린다. 아울러 제40회 만해문학상의 최종심 대상작 목록과 심사평도 이어진다. 만해문학상 수상작은 본지 겨울호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