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중독과 저항, 새로운 정체성의 관문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중독과 저항, 새로운 정체성의 관문

저자
김지윤 지음
출판사
사이드웨이
출판일
2024-02-27
등록일
2024-09-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7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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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면 속 세상을 ‘태어나서부터’ 바로 마주해야만 했던 세대
그들은 거기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과 싸우며,
삶의 균형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가?

무작정 아이들을 ‘화면에 중독되었다’며 몰아붙이고 있는가?
그들이 맞닥뜨린 입체적인 현실을 제대로 직시해야 하는 이유!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그들과 소통해야 하는 기성세대 모두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책\'
― 홍성욱 (서울대학교 과학학과 교수)


한국인은 일평생 약 34년을 인터넷에서 보낸다. 3세부터 9세 아동의 인터넷 이용률은 91퍼센트를 넘는다고 집계된다. 저마다 ‘내 화면’을 한두 개쯤은 갖게 된 세상, 그야말로 모든 것이 ‘화면 안에서’ 가능해진 세상이다. 거대 테크 기업들이 매일처럼 쏟아내는 온갖 자극과 정보들은 우리의 일상을 에워싸고 있으며, 더욱이 AI의 공습으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는 중이다. 분명 어른들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기가 쉽지 않은 이런 상황에서, 흔히 ‘Z세대’나 ‘알파세대’로 일컬어지는 아이들은 온라인이 기본값이 되어버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지금 이 순간, 화면과 삶의 중첩된 경계를 태어난 직후부터 맞닥뜨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IT 업계에서 저널리스트이자 기획자, 창업가의 길을 걸어 온 저자 김지윤은 아이들의 화면 속 세계를 오랫동안 대면하며 미래 세대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겪어본 적이 없는 세대’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화면 속 세상은 아이들을 어떻게 유혹하고, 그들은 거기에 어떻게 저항하며 그 안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축해 나가는지를 총체적으로 분석한다. 아이들은 왜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을 자신을 부수는 것으로 인식하는가? 그들의 삶은 왜 게임을 닮아가고 있는가? 그들은 왜 화면 안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는 일에 몰두하는가? 김지윤은 디지털 환경의 입체적인 성격과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면밀하게 전달하며, 화면의 문제가 곧 그들이 직면한 삶의 문제인 이유를 깊이 있게 성찰하고 있다.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겪어본 적 없는 세대’의 등장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의 화면은 꺼지지 않는다

\'화면의 문제는 화면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아이들이 직면한 삶의 문제다.\'


온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아이들에 대한 우려와 탄식은 새롭지 않다. 2022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청소년의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은 모바일과 PC를 합해 479.6분(약 8시간)에 이른다. 기성세대는 디지털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른들이 \'현실에 더 중요한 일들\'을 제쳐놓고 화면에 몰두하는 아이들을 인내하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은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에서 온갖 콘텐츠를 섭렵하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식사도 건너뛴 채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에 열중한다. 어른들 커뮤니티에서 아이들을 화면에서 ‘끊어내야’ 한다는, 화면으로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부모님들의 한탄을 마주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화면을 둘러싼 이런 세대 간의 갈등은 가히 세계관의 충돌이라 할 만하다. 부모님보다 알고리즘, 스트리머가 본인의 아이를 더 잘 안다는 농담은 진실에 가까워졌다. 화면은 한 사람의 우선순위를 그대로 흡수해 온통 그 사람을 에워싸는 ‘환경’이 되었고, 이는 특히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겪어본 적 없는’ 세대에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그들과 화면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화면 속 세상을 ‘태어나서부터’ 바로 마주해야만 했던 아이들은 그 안에서 무엇을 찾고, 무엇을 느끼며, 무엇과 싸우고 있을까? 그들은 왜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을 자신을 부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는가? 요컨대, 그들의 화면 속에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YTN플러스), (아웃스탠딩), (블록인프레스) 등에서 기자 생활을 거친 후 디지털 에이전시 ‘스텔러스’의 대표가 된 저자 김지윤은 아이들과 치열하게 대면하고 관계를 맺어 온 지난 10년간의 경험을 돌아보며 바로 그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을 화면에 ‘중독’되었다고 몰아붙이는 건 얼마나 옳을까?
우린 그들이 화면 속에 빠져드는 이유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을까?


김지윤은 이 책의 1장 「아이들은 화면에 ‘중독’된 걸까」에서 무작정 아이들을 ‘화면에 중독되었다’며 몰아붙이는 시선이 작금의 제반 디지털 환경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지적한다. 이제 Z세대와 알파세대에게 화면은 ‘중요한 것’ 이상의 필수재가 됐다. 저자는 지금 젊은 세대가 얼마나 화면에 밀착해 살아가고, 그 안에서 ‘자신의 이름’을 구축하는 것을 왜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세세하게 짚어간다. 아이들이 화면을 손에 쥐고 성장하면서 배우고, 겪고, 마주하는 현실은 기성세대의 예상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다. 저자가 2장 「인공지능 이후의 세상」에서 풀어놓는 것처럼, 당장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강력한 충격파를 우려하면서 향후 생성형 AI 기술이 글로벌 일자리 지형에 격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가 화면의 급격한 발전으로 촉발되는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거스를 수 없는 변화 앞에서 아이들은 누구보다도 빨리 ‘적응’과 ‘저항’의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일평생 화면과 함께 살아가야 할 그들은, 기실 이 문제를 어른들보다 더 민감하게 ‘자신들이 직면한 삶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화면 속 세상을 논할 때 가장 어렵고 또 첨예한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은 바로 ‘게임’이다. 2023년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공식 종목이 되자 \'게임은 질병이 아닙니다\'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이 사회에서, 저자는 기성세대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면적이고 총체적으로 재성찰한다. 이 책의 3장 「인생은 게임처럼, 게임은 인생처럼」에 따르면, 어른들의 편견과 달리 ‘게임은 더는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 Z세대는 ‘게이머’라는 정체성으로 대통합되어 있으며, 게임은 하나의 체계이자 문화로서, 각 개인에게 주어진 체험의 도구로서 결정적으로 미래 세대에 연결돼 있다. 나아가 아이들은 화면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책의 4장 「화면은 외로움을 조장하는가?」에 따르면, 화면 안에서 아이들이 맺어가는 관계와 소통의 수준이 화면 바깥에 비해 무조건 떨어질 거라고 단정하는 것은 철저한 오산이다. 저자는 현재의 디지털 패러다임이 만들어낸 초개인화와 세계화의 연결망 속에서, 자신의 사회적 소속감을 확인하고 전 세계의 사람들과 공통 서사를 쌓아 올리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행동하는 아이들의 구체적인 움직임을 소개한다.

이렇듯 ‘불량한’ 디지털 환경을 만든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아이들이 ‘지속가능한 온라인 세계’를 위해 저항하는 방법


그러나 이 책이 화면의 긍정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것만은 아니다. 현재의 디지털 미디어 환경이 그리 건강하지 못하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그처럼 ‘불량한’ 환경을 내버려두는 건 아이들이 아니다. 결국 ‘돈의 논리’를 외면할 수 없었던 어른들이다. 김지윤은 책의 5장 「화면에 의존하며 살아도 될까」에서 현재의 화면친화적인 세계가 품고 있는 여러 민감한 쟁점들을 치열하게 분석한다. 사람들이 화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 안에 쌓인 기록과 데이터는 점점 더 비싼 몸값이 되어가고 있다. IT 비즈니스는 기업의 사활을 걸고 미래 세대를 화면 안에 붙잡아두려 하며, 가짜뉴스, 딥페이크, 보이스피싱 등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분명 화면을 향한 의존의 문제, 그 위기감은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항간에서는 아이들이 ‘화면을 끼고 산다’고 지적하며 문제는 오로지 그들에게 있는 것처럼 말한다. 김지윤은 이 책의 6장 「지속가능성을 위한 저항」에서 그러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로잡는다. 그는 보호자가 아동을 돌볼 때(parenting) 아동의 일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sharing) 것을 뜻하는 ‘셰어런팅(Sharenting)’ 이슈를 비롯해, 아이들을 화면에 길들이며 ‘돈벌이’로 활용하려는 기성세대의 행태, 그리고 이에 대한 젊은 세대의 자구책과 저항의 노력을 소개한다. 저자는 화면의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테크 기업들의 지나친 권력 집중 구도를 지적하고, 온라인 디폴트의 세계가 초래하는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저자는 애당초 화면이 야기하는 각종 소란과 부침은 ‘어른들의 산물’이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화면을 만든 어른들이 브레이크 없이 내달릴 동안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자기 조절’을 고민했던 게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아이들과 기성세대 모두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책\'
아이들은 일평생 ‘화면의 명암’을 안고 살아가야 하기에


온라인은 우리가 태어나 죽는 생애 전반에 포진해 있고, 아이들은 바로 그런 환경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김지윤은 이런 양상을 \'기성세대가 화면의 명암을 만들었다면, 그들의 자식들은 그 명암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라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비롯한 화면의 파급력이 모든 걸 집어삼킬 듯 미래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무슨 조언을 들려주고, 그들을 위해 어떤 세상을 마련해주어야 할까? 저자는 책의 마지막 챕터인 7장 「나다움을 찾는 N세대를 위하여」에서 변화무쌍한 삶과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자신의 삶 깊숙이 끌어들인 어린 세대가 어떤 관점과 자세로 이 불확실한 세계를 살아가야 할지, 또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토양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지 실천적으로 조망한다.
한국 사회는 이중적인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본다. Z세대, 알파세대, 그리고 최근 등장한 잘파세대란 말까지-. 한편에서는 여러 ‘세대’ 딱지를 붙이면서 신흥 소비 주체이자 트렌드의 선두주자로 그들을 추켜올리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는 그들을 ‘자본주의의 화신’ 혹은 ‘자기중심적인 괴물’이라며 교화의 대상으로 내려다보는 인식이 팽배하다. 어른들은 그들의 지갑을 열길 바라거나, 혹은 그들과 거리를 두며 흉보는 데 여념이 없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쓴 김지윤은 다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미래 세대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스승’에 가까웠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그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낀다고 전한다. 저자는 화면 속에서 발견하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자기 자신의 삶을 발견했음을 열렬하고도 덤덤히 고백한다. 바로 이것이 저자가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그들과 소통해야 하는 기성세대 모두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책\'(서울대 과학학과 홍성욱 교수)을 쓰게끔 만든 가장 근본적인 차별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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