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전래 동화에서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가는 걸까?
백설공주는 숲으로 도망쳤고, 빨간모자는 숲을 지나가야 한다.
전래 동화의 여주인공들은 집 떠났다 하면 죄다 숲으로 가는 걸까?
아니, 왜 여주인공들은 모두 곤경에 빠지는 거지?
지금 21세기의 우리에게 전래 동화는 무슨 의미일까?
옛이야기는 권력자의 논리를 전하는 통로인 동시에
이야기를 전하는 이들의 지혜가 숨어 있는 보물창고이다.
이제 우리는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와 함께 옛이야기가 전하는 삶의 무기를 찾아내자.
용은 왜 공주만 잡아가는 걸까?
배부르게 먹을 거면 통통한 아기나 살찐 아줌마가 낫지 않을까? 씹을 맛 있는 근육질 기사는 어떻고?
저자는 \'용이 사실은 여자 그 자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용은, 그러니까 애초에 여자를 잡아간 것이 아니었다. 여자에게는 여러 가지 모습이 있다. 용감하고, 제멋대로인가 하면 신비한 능력과 깊은 지혜가 있다. 여자는 용처럼 제멋대로인 야성과 파워를 함께 지닌 존재이다. 하지만 가부장제가 자리를 잡던 시절, 용맹하고 제멋대로인 여자는 필요 없었다. 멋지고 나이스한 기사는 달려가 용에게 공주를 내어 놓으라고 소리 지른다. 공주는 귀한 신분이 되어 왕궁에서 살아야 한다며, 용과 함께 숲에 있어서는 안된다며 공격한다. 기사의 공격에 여자는 용의 면모는 버리고, 예쁘고 여린 여린 공주의 모습만 갖고 기사를 따라나선 것이다. 그러니 \'용이 공주만 잡아간 것이 아니라 기사가 공주만 구해온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시대는 묻는다. 지금도 여자는 공주로 사는 것이 최고일까?
24년 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댐즐>이 소개되었다. <왕좌의 게임> 제작진이 만들어 화제인 <댐즐>은 용과 공주의 이야기이다. 댐즐(Damsel)은 결혼하지 않은 아가씨란 뜻으로 ‘곤경에 빠진 아가씨(Damsel in distress)’는 동화의 전형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가난한 나라의 공주가 잘사는 나라 멋진 왕자와 결혼을 하지만 알고 보니 잘 사는 나라의 용에게 바친 제물 신세! 공주는 왕자가 자기를 구해주러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직접 싸우며 탈출한다. 놀라운 반전은 용이 여자이며 역시 피해자라는 것!
전래 동화의 숨은 의미를 아는 사람에게는 이 영화가 그저 드래곤이 나오는 액션영화로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공주와 여자용이 함께 적을 무찌르고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는 모습에서 여성 연대와 공감의 힘을 느낀다. 우리가 갈 길은 멀지만 숲은 깊고 아름다우니 함께 가보자.
옛이야기가 정말 옛이야기일까?
오랜 세월 강력한 호소력을 지니며 전해 내려온 이야기에는 인간이 수천 년간 쌓아온 상징과 이미저리가 층층이 쌓여 있다.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 나갈 이야기이자 소재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 우리는 전래 동화를 읽어내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랑 받아온 전래 동화에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메시지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의미를 부여한다.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전래 동화 속에 우리가 우리 내면에 새겨진 길을 찾아 성장할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전래 동화를 새롭게 해석하여 여성의 성장과 역할, 가부장 권력에 대한 고찰, 현대 사회에서의 성별에 대한 역할에 대해 다룬다. 이 책은 우리가 진짜 자신을 찾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외계인에게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읽어주는 책은? 바로 전래 동화!
24년 봄, 넷플릭스의 화제작 <삼체>에서 외계 생명체가 지구에 오기를 바라는 무리의 지도자는 외계인에게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알려주기 위해 책을 읽어준다. 바로 전래 동화 ‘빨간 모자’!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어떻게 다른가 근본을 알려주는 방법이 바로 전래동화인 것이다. <삼체> 속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바치고, 인류를 위해 자신을 던지는 물리학교수 역시 늘 ‘전래동화집(Fairy Tales)’을 읽는다. 전래 동화는 문화를 이해하는 주요 키워드인 동시에, 이제 우리가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한 재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야기는 힘이 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이야기이다. 이야기에 설득된 사람은 이야기가 속삭여 준 생각을 갖게 되고, 그 생각은 행동을 끌어낸다. 함께 들은 이야기는 같은 행동을 끌어내기도 했다.
지금 전래 동화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아니 전래 동화를 다시 새롭게 해석하며 읽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야기를 따라 어떤 삶을 만들어왔는지 알고, 새로운 삶을 위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순히 재미있고, 조금 낯선 이야기로서 전래 동화뿐만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내용을 낱낱이 밝혀서 이 시대에 여전히 유효한 내용과 이제 버리고 새로 써야 할 내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 이야기한다.
옛 여인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할 책도, 학교도 없었다. 불가에서, 물가에서, 혹은 뜨개질을 하며 전래동화 속에 지혜와 예언과 과거를 이야기에 담아 전달할 뿐이었다. 사람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특히 여성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옛 여인들이 이야기 속에 숨겨둔 보물을 캐내자.
또한 저자는 전래 동화의 문학적 즐거움을 새롭게 조명하고, 동시에 전래 동화에서 배우는 인간 성장의 비결을 이야기한다. 이 시대, 우리가 여전히 옛이야기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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