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
# 선애학교의 두 번째 해외 졸업 여행기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
3년 전 선애학교 해외 졸업여행 프로젝트 『공부하러 놀러가요』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여행기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가 출간되었다.
선애학교는 독특한 커리큘럼으로 마을 공동체 안에서 키워 가는 교육 공동체의 꿈을 실현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중등부를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일반 학교의 중3 과정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졸업을 기념하는 해외여행을 떠난다. 이번 여행은 세 번째로 이루어진 여행이다.
다른 곳과 구별되는 선애학교만의 전통이 있다면 바로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여행지 선정, 루트 짜기, 여행 자금 일부를 마련한다는 것.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은 공동체 내 카페에서 음료수를 파는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인근 농장에서 배 따는 일을 하기도 한다.
여행의 준비에서부터 아이들의 공부는 이미 시작되기에 여행 계획은 물론이고 몸의 힘,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한 교사와 아이들의 여정은 거의 1년에 이르는 학년 내내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해서도 아이들은 여행지마다 번갈아 가며 리더가 되어 ‘안내자(선애학교에서 교사들을 칭하는 말)’의 도움 없이 그룹의 모든 활동을 이끈다. 2014년 여행학교 출범과 함께 시작된 이 간단한 룰이 아이들에게는 큰 시험과 기회,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
# 선애학교 안내자의 독특한 여행 지도법
이번 여행기에서는 안내자의 시각이 좀 더 부각되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동행했던 안내자 ‘훈 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힘을 뺀 채 그림자처럼 따라붙으면서도, 좀처럼 자신의 의중을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한다. 아이들끼리 자발적으로 여행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방관’해야 하지만, 오매불망 아이들의 성장만을 바라는 안내자의 조바심, 그들이 엇나가고 실수할 때 결국은 참지 못하고 꾸짖으면서도 소심하게 안쓰러워하는 마음 등이 드러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그는 아이들과 다이빙을 하다 폭포수 물살에 바지가 찢어질 정도로 어디서든 신나게 뛰어놀며 아이들과 비슷한 정신세계를 공유하는 듯 보이지만, 진지함과 허술함을 오가는 선애학교 대표 훈남 ‘훈 님’의 진짜 정체성은 천생 교사이다. 이 책에서는 학생들과 동고동락하며, 삶의 모든 모습에서 좋은 모델이 되고자 노력하는 공동체 학교 교사의 고민과 아이들에 대한 사명감을 잘 엿볼 수 있다.
# 나를 알기 위해 떠나는 길
『길 위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제목은 학생들이 베트남, 라오스, 태국에 이르는 여정에서 온갖 상황에 부딪히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앎의 길’을 상징한다. 성장은 자신에 대한 자각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선애학교의 교육은 ‘너는 이런 사람이야’ 하는 타인의 규정이 아닌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을 통해 스스로 답을 알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여행은 무엇보다 훌륭한 도구가 된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가능성을 최대한 키워 주고자 하는 공동체 교육의 독특한 시도와 개척정신은 길이 있는 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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