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내 삶은 아름다운가?
철학에게 삶의 기술을 묻다
최근 몇 년간의 인문학 열풍으로 그 근간이 되는 철학 역시 전혀 무관한 분야에서까지 전 방위로 소환되어 이곳저곳에서 만능열쇠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리는 늘 철학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에 부딪혀왔다. 철학은 왜 필요할까? 철학의 목적은 무엇일까? 고대 그리스인들이 처음 철학을 고안해낸 이유는 삶을 다스리는 지혜와 기술을 향한 갈증 때문이었다. 자신이 경험한 것을 곰곰이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지금은 어떻고 앞으로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 나아가 이 삶을 어떻게 살아내고 그로 인해 이 삶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사유하고 또 숙고하는 일이 바로 철학의 이유이자 목적이었다. 그들은 ‘삶의 기술’이 필요할 때마다 철학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했다.
이른바 ‘영혼의 치유사’로 불리는 독일의 저명한 대중 철학자 빌헬름 슈미트는 저서 『철학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통해 상실감, 피로감, 우울증, 강박증, 가치 혼란, 정체성 혼란 등 오늘날 현대인들이 흔히 겪는 병리현상, 즉 그 자체로 현대의 징후라 할 수 있는 이런 어려움들이 ‘삶의 기술’의 결여에서 비롯된 문제라 지적하며 고대 철학으로부터 삶을 다스리는 기술로서의 철학의 본래 목적을 다시 발견하고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통해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삶에 대한 성찰과 더 나은 삶을 위한, 나아가 더 아름답게 살기 위한 기술과 방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한다.
슈미트 교수는 철학이라는 학문에서 흔히 떠올리는 이론적 지식을 전개하기보다는 삶의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문제들과 변화된 삶의 환경으로부터 제기되는 새로운 현실적 문제들이 펼쳐지는 공간으로의 소풍을 제안하며 이를 통해 삶의 능력을 다시 가능하게 하는 답변을 찾으려 한다. 그는 인간의 삶은 습관, 쾌락, 고통, 죽음, 분노, 격정 같은 문제와 대면하는 가운데 이루어지고 이 문제들은 삶의 충만함과 행복이라는 궁극적 목표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쾌락의 향유, 고통의 의미, 시도하며 살아가기, 시간 및 죽음과의 소통, 반어의 기술, ‘부정적 사고’의 기술, 마음의 평정의 기술, 생태학적 삶의 기술과 가상공간에서의 삶의 기술, 삶의 기술로서의 건강관리 등을 설명하며 각 주제의 의미를 해석하고 독자들에게 선택 가능성을 풀어놓는다. 오랫동안 삶의 기술 철학과 철학의 대중화에 천착해온 저자의 통찰과 담백하게 풀어낸 사색의 결과, 그리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에의 철학적 조언들은 삶을 위한 성찰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유의미한 인생의 지표를 제시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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