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지금이야말로 팁트리를 읽어야 할 때다!
‘SF의 페미니즘적 가능성’을 온전히 실현한 작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주요 작품들을 담은 중단편선집『체체파리의 비법』. 다양한 사유실험으로 이미 수십 년 전에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저자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표제작 《체체파리 비법》을 포함해 모두 7개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스페이스 오페라와 펄프 픽션의 외형을 취하면서도 성(젠더), 자아, 환경, 인간성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주는 저자가 앨리스 셸던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라쿠나 셸던의 세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활동하며 가장 왕성한 창의력을 가지고 있던 시기인 1969년부터 1980년까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저자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본명은 앨리스 브래들리 셸던으로 1915년에 변호사 아버지와 작가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다. 화가, 예술 비평가, 공군 조종사와 군 정보원, CIA 정보원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고 제대 이후엔 대학에서 실험 심리학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심리학 박사 과정을 마치던 1967년에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SF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그때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라는 필명을 만들었다. 군대나 CIA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은 경험을 많이 했던 그녀는 ‘여성 SF작가’라는 이름으로 주목받고 싶지 않았기에 필명을 남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팁트리는 이후 10년 동안 다른 작가들에게 얼굴을 보이는 일 없이 작품과 편지로만 교류했다. 1970년대 초에는 라쿠나 셸던이란 다른 필명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녀의 작품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유사성이 지적됐지만 팁트리의 영향을 받은 여성작가라 여겨졌다. 1977년에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와 라쿠나 셸던이 동일인물이며 팁트리가 여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충격을 일으켰다. 그 사실이 불러일으킨 후폭풍은 대단하여 SF소설계에선 ‘팁트리 쇼크’라는 말까지 생겼다. 팁트리는 이 사건 전후로 모친의 죽음, 남편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의붓딸의 자살 등 연이은 사건을 겪으며 글쓰기를 포기하고 남아있던 원고를 태워버리려 하기도 했다. 몇 년 후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란 이름으로 다시 작품활동을 재개했지만 예전처럼 활발하게 활동하지는 못했다.
말년에 이르러, 남편의 알츠하이머 병 간병을 계속하던 팁트리는 남편의 죽음이 가까워진 1987년 5월 19일에 눈 먼 남편을 산탄총으로 쏘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1991년엔 페미니즘 문학에 기여한 그의 공로를 기리는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기념상’이 제정되어, 해마다 젠더문제에 대한 문학적 시야를 넓힌 SF소설과 판타지를 대상으로 수여되고 있다.
역자 : 이수현
역자 이수현은 SF작가이면서 번역가로 인류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어슐러 르귄의 《빼앗긴 자들》과 《로캐넌의 세계》 등의 헤인 연대기와 서부해안 시리즈, 테리 프레쳇과 닐 게이먼의 《멋진 징조들》, 알렉산더 매컬 스미스의 《꿈꾸는 앵거스》와 《천국의 데이트》, A. M. 홈스의 《사물의 안전성》, 제프리 포드의 《유리 속의 소녀》와 《환상소설가의 조수》, 로저 젤라즈니의 《고독한 시월의 밤》, 존 스칼지의 《작은 친구들의 행성》과 '노인의 전쟁' 3부작, 닐 게이먼의 그래픽노블 ‘샌드맨' 시리즈, 릭 라이어던의 ‘퍼시 잭슨과 올림포스의 신’ 시리즈 등이 있다.
목차
추천의 글 - 듀나 . 7
체체파리의 비법(THE SCREWELY SOLUTION) . 19
접속된 소녀(THE GIRL WHO WAS PLUGGED IN) . 57
보이지 않는 여자들(THE WOMEN MEN DON'T SEE) . 121
휴스턴, 휴스턴, 들리는가?(HOUSTON, HOUSTON, DO YOU READ?) . 175
아인 박사의 마지막 비행(THE LAST FLIGHT OF DR. AIN) . 273
덧없는 존재감(A MOMENTARY TASTE OF BEING) . 297
비애곡(SLOW MUSIC) . 437
작품 해설 및 옮긴이의 글 . 513
작품 단행본 목록 . 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