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원래는 다 말해 드리면 안 되는 건데, 이렇게 촉이 좋은 사람은 어차피 살다 보면 다 알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말씀을 드릴게요. 혹시 귀신 믿어요? 요괴, 이매망량, 이스시, 버닙, 에너지 생명체, 뭐 그런 종류.”
서울특별시의 영적 균형이 아슬아슬하단 사실을 눈치챘는가? 눈치채지 못했다면 아슬아슬할지언정 균형이 지켜져왔다는 뜻이고, 지켜져왔다는 건 지켜온 누군가가 있다는 뜻. 기이가 판치는 서울특별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조직 ‘기이현상청’이 존재한다. 이곳을 둘러싼 상당히 초현실적인 존재들과 상당히 현실적인 문제들에 관한 가감 없는 기록이 바로 이산화 작가의 연작소설 《기이현상청 사건일지》다. 기지 넘치는 SF 작가가 초현실의 존재를 빌려 이야기하는 동시대 현실들은 꽤 무게가 나가지만, 이를 처리하는 방식은 예리하고 가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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