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책에 취해 마음 가는 대로 쓰다!
2만권의 장서가, 장석주의 오롯한 독서 일기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가 2년 동안 읽은 책에 대한 기록을 담은 독서 일기『취서만필』. 한 분야만 고집하지 않는 저자는 소설, 시, 인문서, 역사서, 논쟁집, 에세이, 예술서 등 다양한 책을 읽고 그 책들에 대한 느낌을 이야기한다.
『취서만필』은 총 8부로, 제1부는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제 2부는 논쟁이 될 만한 주제를 담은 책들을, 제 3부는 인물을 담은 자서전으로 구성되었다. 다음으로 예술, 철학, 문학의 담론에서부터 자연과 여행에 이르기까지 각 주제별로 묶어 놓았다. 또한 사진가 전미숙이 헌책방, 서점, 방안 등 곳곳에서 책에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 표현했다.
이 책은 단순한 나열식의 독서 일기가 아니라 그 책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메시지를 중심으로 엮어 놓았다. 모두 66권을 다루고 있는 그의 기록은 취서만필, 즉 ‘책에 취해 마음 가는 대로 쓰다’라는 말처럼 탐독가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취서만필》을 통해 탐독가 장석주만의 책에 대한 시각, 무게, 느낌을 접할 수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소개 _ 장 석 주
장석주 선생님은 많이 어렵습니다. 알면 알수록 어려운 분입니다. 정신의 깊이와 감성의 깊이를 제가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글 한 편 한 편마다 지성과 감성의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제가 걸러낼 재간도 없고, 한꺼번에 다 받아낼 그릇도 안 되기 때문입니다. 니체에서 들뢰즈를 지나 노자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종횡 아우르는 사상의 폭을 제가 따라잡기에는 저의 뇌 용량이 너무 작습니다. 한 해에 수백만 원, 수백 권의 새 책을 사서 읽으시는 선생님의 독서량을 저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조족지혈일 뿐입니다. 또한 한 해에 다섯 권 안팎의 책을 집필하시고 출간하시는 선생님의 왕성한 창작은 가히 초인간적이라고밖에 설명할 도리가 없습니다.
거기다가 장석주 선생님은 매서운 지장처럼 날카로운 삵의 눈매를 지니고 있어서 늘 배고픈 듯 감성의 먹이사냥을 끊임없이 하십니다. 심지어 달빛, 햇빛조차 사냥감으로 보십니다. 맹수 중의 맹수, 굶주림 중의 굶주림으로 세상을 쏘아보는 눈매를 제가 어찌 감당하겠습니까? 기운생동 응물상형 필법! 하늘은 푸른데 하늘 천자는 푸르지 않아서 배우기 싫어요! 라고 외칠 것 같은 사내. 까마귀의 본색은 까만색이지만 저녁나절 하늘빛을 담은 까마귀는 푸른색이라고 외칠 것 같은 사내! 감성의 집과 생각의 집 두 채를 짊어지고 다니는 사내!
두부 두 모와 중국술이 없었다면 어젯밤 기쁨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말할 때 저의 가슴은 무서리가 내린 듯 시리고 저립니다. 꼭두새벽에 두부 두 모와 중국술로 어둠과 대작하는 고독한 견자 장석주 선생님이 누리는 고독은 내가 누리는 고독과는 질적으로 양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을 생각하니 감히 말을 함부로 걸기도 어렵습니다. 장석주 선생님이 누리는 월침삼경 제가 베고 자는 솜베개보다 천만 배 더 큰 달빛베개일 것입니다. 수졸재에서 본 야인 장석주, 비주류 장석주, 유목인 노마드nomade 장석주 선생님은 늘 무언가를 응시하는 송곳 눈빛이었습니다. 항상 손에는 책을 쥐고 있었습니다. (장인수, 시인)
목차
제1부 _ 책, 사소함에 취하다
“젊은 남자의 냄새에서 육체적 행복을 느낍니다” |『감각의 박물학』
모든 성스러운 장소에는 침묵이 있다 |『침묵 예찬』
죽음은 죽은 자와 관련된 산 자의 문제다 |『애도』
지금, 여기 ‘서울살이’ 풍경들 |『일일일락』
요절한 아내를 그리며 부르는 사부곡 |『부생육기』
사람은 정말 혼자 살 수 있을까? |『덧없는 행복』
걷기는 신이 사람에게 내린 선물이다 |『걷기의 철학』
옷과 함께 시작한 인생, 옷과 함께 끝난다 |『나를 벗겨줘』
제2부 _ 책, 논쟁에 취하다
그래도 나는 신의 실재 쪽으로 끌려간다 |『만들어진 신』
나는 쇠고기 앞에서 왜 구역질이 날까? |『육식의 종말』
우리는 브랜드 제품을 쓰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
‘양심적 병역거부자’, 혹은 가혹한 편견 |『평화의 얼굴』
일본을 타자의 시선으로 분석하다 |『국화와 칼』
제3부 _ 책, 사람에 취하다
우리시대에 필요한 의인 한 사람 |『스콧 니어링 자서전』
고르와 도린, 사랑을 통해 하나로 거듭나다 |『D에게 보낸 편지』
한국어와 한국의 문화예술을 사랑한 한창기 |『뿌리깊은나무의 생각』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사람 |『특집! 한창기』
사진으로 만나는 또 하나의 한국문학사 |『문인의 초상』
이광수에게 바치는 헌사 |『무정을 읽는다』
양치기 노인은 왜 황무지에 나무를 심는가 |『나무를 심은 사람』
춤으로 세상 위에 군림한 여자, 최승희 |『나는 춤이다』
눈물로 읽은 홀로코스트의 대서사시 |『이것이 인간인가』
양심적인 사람에 대한 탐구 |『미친 별 아래 집』
제4부 _ 책, 예술에 취하다
질서, 균형, 비율, 우아함이 한데 어우러진 건축은 교향악이다 |『행복의 건축』
낯설지만 묘하게 낯익은 호퍼의 그림 |『빈방의 빛』
세잔은 왜 생트빅투아르 산에 그토록 집착했을까? |『세잔의 산을 찾아서』
예술 작품은 일상적으로 진부해진 내 감수성을 쇄신한다 |『숨은 조화』
반나절은 책을 읽고 반나절은 고요히 앉아 있다 |『일요일의 마음』
폭력과 광기로 이끄는 최음제, 클래식 |『굿바이 클래식』
말년의 예술가 작품에는 무슨 맛이 나는가 |『말년의 양식에 관하여』
파리는 술과 섹스와 예술의 무릉도원이었다 |『파리는 여자였다』
제5부 _ 책, 철학에 취하다
타자는 나에게 법이며 명령이다 |『타인의 얼굴』
공자는 상업을 천시하지 않았다 |『유교 아시아의 힘』
작고 단순한 클립도 사색의 대상으로 부족함이 없다 |『사물들과 철학하기』
철학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닌 사유에서 나온 파편들의 집합체 |『일방통행로』
공항과 기차역에서 이방인을 만나다 |『다른 곳을 사유하자』
삶의 무게, 그것은 무거울까 가벼울까? |『무거움과 가벼움에 관한 철학』
정주민이 아니라 유목민으로 살아라! |『천 개의 고원』
태초의 세상은 불의 세상이었다 |『불의 정신분석』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 그것이 깨달음의 지름길이다 |『선의 황금시대』
평범한 삶, 그 어디에도 숭고는 없다 |『숭고에 대하여』
“책을 던져버려라, 너 자신을 해방시켜라” |『지상의 양식』
제6부 _ 책, 문학에 취하다
빗방울은 과일이다, 그것들을 따서 깨물어보라! |『비』
삶과 문학을 하나로 꿰매다 |『칠일 밤』
잔잔한 인생에 찾아온 ‘참을 수 없는 사랑’ |『비단』
뽐므는 정말로 ‘흔해 빠진 여자’일까? |『레이스 뜨는 여자』
기묘한, 매우 기묘한, 믿을 수 없는 하룻밤 |『느림』
‘앎의 거인’으로 추앙받는 다치바나 다카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읽는 것은 머리로, 듣는 것은 몸으로 받아들인다 |『읽기의 힘, 듣기의 힘』
“글쓰기는 지도없이 떠나는 새로운 여행”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햄릿을 읽지 않고도 그 작품을 말할 수 있는가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성석제표 산문 읽기의 진수를 맛보다 |『농담하는 카메라』
알수록 반갑고 쓸수록 그윽한 우리말 |『사랑한다 우리말』
제7부 _ 책, 자연에 취하다
자연과 나눈 경이로운 대화, 자연에 바치는 아름다운 송가 |『모래땅의 사계』
사라지는 생명, 그 존엄성을 노래하다 |『지구, 우주의 한 마을』
그대는 밤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나요? |『밤으로의 여행』
시와 과학은 서로를 돕는 이란성 쌍둥이다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
처칠, 나폴레옹, 고흐도 불면증을 앓았다 |『불면증과의 동침』
‘알 수 없음’에서 앎으로 나아가는 긴 여정 |『삶은 기적이다』
제8부 _ 책, 여행에 취하다
당신도 문명에 중독된 사람인가 |『슬픈 열대』
가장 오래되고 ?장 아름답고 가장 높은 길, 차마고도 |『차마고도』
먼 나라,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