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동화
남자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서는 노인에게 슬쩍 사는 곳을 물어 봅니다. 예상했던 대로 노인과 소년은 가게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가게 앞에서 노인에게 담배 한대를 권하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노인이 손자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아들 내외는 먼 도시로 나가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한 달에 한두 번 온다고 합니다. 아직 아이를 데리고 있을 여건이 안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노인이 가고 남자는 가게로 들어와 혼자서 어떤 생각을 하며 슬며시 웃음을 짓습니다. 그 생각을 아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아내에게 말하기도 쑥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노인과 소년은 남자가 배달해 주는 짜장면을 일주일에 한 번씩 먹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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