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안정된 삶을 살던 남자는 사막 여행을 제안받고, 함께 사막으로 가자고 약속했던 어린 시절의 친구를 떠올린다. 하지만, 친구는 이미 얼마 살지 못할 몸으로 누워있다. 건조하다 싶을 정도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표현과 명징한 주제 의식이 작가의 한 절정을 보여준다.
7년이 지나 재출간된 소설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같은 글이지만 7년 전과는 달라도 많이 달라 보인다. 그 첫번째 이유는 글과 함께 실린 사진이다. 소설의 줄거리를 재연하지 않으면서, 소설의 내용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것도 아닌 풍경과 인물들이 들어박혀 있다.
두번째로, 본문 편집 역시 새로운데, 회색 배경에 흰 글자를 넣기도 하고, 도드라져 보이는 빨간 글자들을 적절히 사용해서, 그저 읽는 게 아니라 소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새삼 새로운 것은 소설의 내용이다. 최근작 『미란』까지, 윤대녕의 관심은 사람 사이의 소외와 엇갈림이다. 사막은 무엇인가? 사람 사이의 사막, 그 건널 수 없는 간격에서 윤대녕 작품 세계의 원형을 확연히 볼 수 있다.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이후 그는 줄곧 사막을 건너고 있었던 것이다.
꽂아두면 다시 읽고 싶을 책. 사진과 함께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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