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그녀들
세 여인의 말도 안되는 소원! 과연 이루어 질까?
선영
꼬질꼬질하고 늘어진 난닝구에 빨간색과 검은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들어간 사각팬티를 입고 방바닥을 몸으로 쓸고 있는 저 인간을 내 언젠가는 꼭 목 졸라 죽여 버리고 말리.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신발 안으로 부어터진 발을 억지로 구겨 넣고 현관을 나선다. 이제는 잘 갔다 오라는 소리도 안한다. 저 인간이 벌써 백수가 된지 3년째...이제는 직장구하기도 포기한거 같다. 하긴 저렇게 게을러 터진 인간을 어느 회사에서 오라 하겠는가. 더 이상의 잔소리는 무의미하다. 내 입만 아프다.
제니
병원장님 조카의 장모님이 돌아가셨다구? 병원장님 대신 조의금을 전달하러 가야된다구?...흠.. 이게 어디서 사기를 쳐?...누굴 맹추로 아나?...그래...알았다...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진정하며 제니는 다시 전화기를 든다. 그동안 남편의 바람피는 장면을 잡으려고 흥신소에 의뢰를 했었다. 제니는 흥신소에 전화를 해서 지금의 상황을 설명하고 남편의 미행을 지시했다. 내 언젠가는 이 인간의 자지를 짤라버리고 말리...걸심했었다. 오늘 드디어 그 순간이 온 것이다.
미선
정확하게 8시 땡 해서 사무실에 들어서면 언제나 사장이 자기를 노려보고 앉아 있다. 저 인간은 잠도 없는지 365일 한 번도 늦지 않고 지 자리에 앉아서 내가 오는 걸 감시하는 것이다. 책상 두 개에 기사들의 휴식공간인 3인용 쇼파와 테이블이 전부인 지하의 어슴프레한 공간 안에 직원이래 봤자 달랑 사장과 미선 둘 뿐이다. 더 이상 출근할 직원이 없다. 이제 50중반에 들어선 사장은 대머리에다 왕소금에다 잔소리 까지 심하다. 내 언젠가는 저 인간의 혀를 뽑아버리고 말리...사장의 눈길이 움직이는 걸레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게 느껴진다. 끔찍하다. 분명 뭔가 잔소리를 하고 싶은데 무엇을 할까 고민 중 인거 같다. 얼른 걸레를 들고 사무실을 빠져나와 화장실로 가서 빨지도 않고 걸레를 구석에 쳐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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