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꽃 피우다

꽃 피우다

저자
정서율
출판사
수우북에디션
출판일
2012-11-23
등록일
2013-04-30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57KB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 보유 1
  • 대출 0
  • 예약 0

책소개

그가 나에게 와 나를 피어나게 한다. 나는 그의 꽃이 되고 그는 나의 꽃이 된다. 유치하게 왜 이래? 좋아하면 만나고 시들해지면 헤어지고 당연한 거잖아! 남들도 다 그러고 살잖아! 바람둥이 사진작가 이성후 눈에 들면 손댄다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은 남자.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헤어지고. 여자를 만나고 즐기고 헤어지는 일은 그저 일상일 뿐. 심각하게 빠지고 집착하고 발목 잡혀 결혼하는 건 죽어도 싫다. 그런 그가 이번에 찍은 여자는? 아무래도 단단히 각오해야 할 거 같다. 그저 여자를 보면 그 짓 할 생각 밖에 안 들지? 난 아냐! 날 네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마! 난 그렇게 안 살아.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마. 도도한 화가 정서율 처세에 능하고 그만큼이나 접근하는 남자 물리치는 것에 도통했다. 전시된 그림처럼 보기만 할 것 접근금지 표지판을 분명히 들고 선 여자. 좀처럼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않던 그녀가 선수 중에 선수가 휘두른 단 한번의 도끼질에 넘어갔다. 이 남자의 바람기를 잠재우고 자신의 것으로 사로잡을 수 있을까? 윤리와 도덕을 저버린 욕망은 개같은 짓일뿐. 아무리 그 남자가 좋아도 그런 길은 가지 않겠다. 칼같이 지켜오던 원칙을 이 남자때문에 자꾸만 깨고 만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애정관이 정 반대인 두 남녀의 치열한 사랑의 족적. 사랑이 꽃을 피우고 서로에게 꽃이 되기까지의 험난하고도 짜릿한 여정. 낮과 밤의 향기가 다르다. 서율은 성후에게서 풍기던 향이 미묘하게 달라진 걸 느꼈다. 한층 더 유혹적이고 진해졌다. 어쩌면 자신의 향기도 낮과는 다를 거라고 서율은 성후의 품에 안기며 생각했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숨을 앗아가며 내려왔다. 젖은 머리칼을 휘감고 도는 그의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고 그녀는 꼼짝할 수 없이 안긴 채 입술 사이로 가는 신음이 흘렸다. 이건 내가 아니야. 부정하는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그녀는 이걸 바랐다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몰라도 자신이 성후를 원했다는 걸 깨달았다. “날 기다렸던 거지?” 확신의 찬 성후의 목소리에 그녀는 아니라 말하지 못했다. 그러려고 했다 해도 불가능했을 거였다. 그는 잠시의 여유도 주지 않고 다시 한 번 그녀의 입술과 숨을 삼켜버렸기 때문이었다. 이 남자는 무척 이런 일에 익숙한 게 분명하다. 또한 아주 잘한다. 어떻게 해야 여자가 흥분하고 기꺼이 자신을 안을 것인지 안다. 내가 마침 씻고 있던 것이 자신을 기다린 것이라 쉽게 믿어버릴 만큼 그간 이 남자의 여자들이 그래왔던 것이다. 눈길 한 번 손길 한 번에 그에게 모든 걸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남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손을 뻗은 것이다. 서율은 성후가 하는 대로 맡겨둔 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 남자를 밀어내야 마땅하지만 어느새 가운을 열고 그 안을 거침없이 만지는 손을 밀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두 눈을 감고 그 느낌을 음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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