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다름의 아름다움 2

다름의 아름다움 2

저자
주경철/조홍섭/구본형/전봉관/정승아/이우일/황상민/김나미
출판사
루시북스
출판일
2012-07-16
등록일
2014-05-2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9MB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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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틀리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다름의 아름다움』은 우리가 다름과 차이를 불편한 것으로 인식하는지, 왜 나와 다른 것을 틀린 것, 잘못된 것으로 여기게 되는지에 대해 문화사, 심리학, 환경, 종교 등 여러 측면에서 말하고 있는 에세이집이다. 아메리칸 인디언과 유럽의 만남, 1931년 중국인 배척 폭동 사건, 진정한 친구를 찾아 나선 여행, 한 지붕 세 종교가 있는 풍경 등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다름과 차이의 의미와 조화로운 삶에 대한 지혜를 밝히고 있다.
문명사학자인 주경철은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서로 다른 인류 문명과 그 의미에 대해 말하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파괴가 자행되었던 문명 교류의 역사를 보여준다. 생태전문가 조홍섭은 고유종 멸종 문제와 잡종화에 의한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진단하고 자연선택이 아닌 인간선택에 의해 빚어지고 있는 역진화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을 나를 제약하는 고정된 틀을 부수고 나와, 구속도 제약도 없는 자유로운 나를 찾아 경영하는 법을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들의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이밖에 옛날 잡지 속에 인간군상의 모습을 탐색하는 전봉관, 신경정신과 임상심리학자 정승아, 작가 이우일, 심리학 교수 황상민, 종교전문작가 김나미 등 여덟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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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성이 파괴되고 획일화를 요구받고 있는 현실을 진단하고, 다양성과 차이가 우리에게 왜 소중한지, 그 차이를 어떻게 인정하고 발전시킬 것인지를 논의한다.
★ 본 전자책은 루시북스가 만들어 판매하는 고즈윈 도서입니다.
? 책 속으로
지난해 임진강에 놀러갔다가 어린 돌고기 두 마리를 채집했다. 길쭉한 몸 가운데 짙은 검은색 줄무늬가 선명한 앙증맞은 놈들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두툼한 입술을 가졌다 하여 이 물고기를 돼지를 닮은 ‘돛고기’라고 불렀다지만, 바닥에 돌이 깔린 곳을 좋아하니 요즘 우리가 부르는 돌고기라는 이름도 어색하지 않다. 서양에선 가운데 줄무늬에 주목해 ‘연필고기’라고 부른다. 어쨌든 집 수족관으로 이사한 이녀석들은 왕성한 식욕을 뽐내며 잘 자랐다. 하지만 이제 귀여운 맛도 사라지고 다 자라 ‘출가’를 시켜야 할 때가 왔다. 마침 금강에 갈 일이 있어 물통에 돌고기들을 넣었다. “자, 이제 자유다!” 물통을 하천 물에 담갔다. 봄철 개울물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차다. 애써 기른 물고기들을 조급하게 해방시키려다 황천길로 보낸 아픈 기억이 있다. 그래서 물통의 수온과 하천의 수온이 같아질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한다.
답답한 물통에서 벗어나 개울을 마음껏 헤엄칠 녀석들을 떠올려 봤다. 이곳에 사는 다른 돌고기들이 반갑게 맞아 줄까? 그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의문이 떠올랐다. 임진강 돌고기와 금강 돌고기는 같은 종인가? 적어도 도감엔 같다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두 돌고기는 유전적으로 동일한가? 그건 아닐 것이다. 금강의 돌고기와 임진강의 돌고기가 서로 만나 새끼를 낳을 가능성은 없다. 두 강의 하구는 바다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날 돌고기는 자유를 맛보지 못했다. 1만 년 이상 격리돼 별도의 진화 과정을 겪고 있는 두 돌고기 집단의 자연사에 감히 개입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다. _두 번째 이야기 중에서
장례식 당일 아침 먼저 도착한 스님이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시작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무르익을 즈음, 큰오빠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과 장로, 집사, 권사 몇 분이 들어왔다. 조용히 한쪽 구석에 앉은 목사님은 눈을 감고 기도를 하셨다. 염불이 끝나자 목사님과 스님은 두 손까지 맞잡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두 분은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 온 사이처럼 깊은 존경과 사랑으로 서로를 반겼다.
스님이 먼저 자리를 뜨며 “자, 이제 목사님 차례가 왔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하자 목사님은 “스님께도 우리 주님의 축복을 빕니다” 하며 합장을 해 보였다. 스님은 문까지 배웅하는 목사님에게 “목사님께서 우리 아버님 꼭 천당가게 해 주셔야 합니다, 아멘” 하고 답례를 주었다. 순간 무거운 분위기의 장례식장 곳곳에서 웃음꽃이 피어났다. 두 오빠는 잠시 멋쩍은 표정을 짓더니, 그때부터는 교회와 절에서 온 조문객들을 맞는 데 너와 내가 따로 없었다. 장례식을 두고 잠시 일어난 형제간 불협화음이 목사님과 스님의 만남으로 말끔히 녹아 없어진 것이다. _세 번째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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