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저자
홍은전 홍세미 이호연 이정하 박희정 강곤 정택용 장애와 인권발바닥행동 인권기록센터 사이
출판사
롤링다이스
출판일
2022-06-02
등록일
2022-10-31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38MB
공급사
웅진OPMS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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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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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더 이상 우리를 시설에 가두지 마십시오. 여기서 당신들과 함께 살겠습니다.” 2021년 4월 30일, 한국사회 최초로 장애인 거주시설이 문을 닫았다. 관할 지자체 등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가 아닌, 오직 시설/법인 측이 스스로의 의지로 행한 ‘자발적인 폐지’였다. 이제 더 이상 운영되지 않는 이 시설은 경기 김포에 위치한 ‘향유의집’이다.

발단은 한 장애 당사자 거주인(한규선)이 시설 내부의 비리를 최초로 고발하고 공론화한 사건이었다. 시설을 운영하는 석암재단 측이 거주인 개인 에게 지급되는 장애수당을 오랫동안 갈취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몇몇 거주인은 대부분의 일상을 같이 보내는 직원(생활재활교사)들에게 비리 폭로에 함께해줄 것을 부탁하고, 거주인과 직원들이 합심해 재단의 각종 비리를 증명할 자료들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투쟁의 물결은 급속도로 확산된다.

직원들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같은 외부의 장애운동단체 및 탈시설운동가들과 접촉하며 비리 문제를 세상에 터뜨린다. 거주인들은 향유의집 관할 지자체인 양천구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서울시청과 마로니에공원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며 본격적인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시설 내부 비리를 척결하자는 취지였던 애초의 투쟁이 탈시설운동으로 확장되고, 시설이 스스로의 의지로 문을 닫게 되기까지는 탈시설 장애운동가들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투쟁이 단지 비리 사실 폭로에 그치지 않고 시설 자체를 폐지하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접 시설 내부로 들어가 임원/운영진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시설을 해체하러 온 시설 운영진(장애운동가), 거주인, 시설 직원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탈시설’과 ‘자립’을 일궈내기까지, 그 치열하고 아름답고 험난했던 연대의 과정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한국사회 최초의 자발적 시설 폐지라는 이 전례 없는 사건은 ‘시설사회’와 ‘시설 vs 탈시설’ ‘가족 vs 시설’ 따위의 이분법을 뒤흔들며 탈시설운동의 대전환을 일으키고 있다. 국가와 재벌 사회복지법인이 공고히 해온 침묵의 카르텔과 그것이 만들어낸 전제(‘장애인이라면 당연히 시설에 살아야 한다’)를 이제는 깨부술 때가 되었다. 향유의집 거주인과 임직원이 보여준 뜨거운 투쟁은 앞으로 무수히 많은 탈-시설들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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