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너머 인당수 : 춘향, 인당수로 떠나다
우리나라의 대표 여성 캐릭터인 '심청'과 '춘향'을 새롭게 표현한 연극 대본집이다.
심청과 춘향은 대체로 목숨을 바쳐 효를 행하고, 사랑을 나눈 남성을 기다리며 정절을 지키는 전형적인 인물로 해석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은 원형 설화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이는 유교 사회에서 대중에게 교훈적인 인물로 변화 고착되었을 것이다. 심청전과 춘향전에서 표현되는 두 캐릭터는 너무나 수동적이고 현실 관습의 수호자처럼 보인다. 요즘 말로 ‘꼰대’ 캐릭터이다.
『고개 너머 인당수』는 심청과 춘향이 가진 기존의 인물형이 아닌 자본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먼저, 심청은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 공양미 300석에 팔려 인당수에 빠지는 인물이 아닌 이를 기회로 미지의 세계인 인당수로 떠나는 능동적인 인물로 변화했다. 또한, 춘향은 정절을 지키며 이몽룡을 무작정 기다리는 모습이 마치 '고도를 기다리며'의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모습처럼 보였다.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고개 너머의 인당수(불명확한 미지의 장소)로 떠나는 도전적인 인물로 바꾸었다.
새로운 캐릭터로 재탄생된 심청과 춘향을 통해 운명론에 사로잡힌 인간의 모습, 편안함에 안주하는 모습, 도전 정신을 상실한 모습을 풍자하고자 하였고, 이에 우리 전래의 캐릭터가 현대에도 살아 숨 쉴 수 있는 인간형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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