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고백 1권
열등감이라고 정의해놓는 것으로 짝사랑마저도 인정하기 두렵던 감정.
그래서 심장이 터져버린다 해도 묻어야만 하는 감정.
언젠가는 웅덩이를 만나 고여 썩게 될 마음인 줄로 알았기에, 폭우를 만나 범람하면 범람하는 대로 인내했다. 하지만 차라리 보지 않으면 범람도 가뭄도 없었을 것을.
언제나 자신을 향한 무감각한 눈동자에 완벽한 타인 같은 그가 아팠다. 하지만…….
“너, 내 뒤통수 칠 수 있으면 6개월만, 내 여자 해.”
무심한 표정에 왜 저렇게 절박한 눈을 하는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질리도록 담담한 목소리로 하는 말에 준영의 심장에 새빨간 핏물이 샘처럼 솟아올랐다.
차라리 고여 썩길 바랐던 마음이건만. 이제 더는 그 물길의 범람을 인내할 수가 없어 마주 서기로 했다.
여자 대 남자, 그리고 남자 대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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