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첫사랑의 침공

첫사랑의 침공

저자
권혁일 지음
출판사
안전가옥
출판일
2024-06-09
등록일
2024-09-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8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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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짝사랑 그녀가 고백했다, 자신이 외계인이라고
‘첫사랑의 침공’이라는 제목은 비유가 아니다. 이 로맨스 단편집의 표제작 〈첫사랑의 침공〉에서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은 누나는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이다. 다른 수록작 주인공들의 처지도 험난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업무 평가에서 매번 꼴찌를 도맡는 신을, 지구를 침략할 생각이 없는 외계인을, 북한에서 온 간첩을 마음에 둔다.

수채화처럼 마음에 스미는 사랑의 서사
특별하다 못해 기상천외한 존재의 등장으로 눈길을 모은 이야기들은 이내 사랑의 모든 과정을 다정하게 보듬는다. 불현듯 피어난 마음에 당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평생의 반려자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을 들은 순간에 이르기까지, 누군가를 사랑했기에 가슴에 새겨진 수많은 장면들이 세밀한 수채화처럼 책장 곳곳에 스며 있다. 책장을 넘기던 손을 멈추고 문득문득 지나가거나 다가올 사랑에 대해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까닭은 그 찬찬한 표현들에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독특한 세계관으로 독자를 이끄는 상처받은 자들의 대변인
권혁일 작가는 첫 장편 소설의 시놉시스를 공개한 것만으로 크라우드 펀딩 721% 달성을 기록한 바 있는 화제의 신예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세계관으로 호기심을 일으키고, 상처 입은 이들을 대변하면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작가의 능력이 단편이라는 형식과 로맨스라는 장르를 만나 얼마나 매력적인 시너지를 이루었는지 (첫사랑의 침공)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세계에서 온 존재에게 건네는 일상으로의 초대
(첫사랑의 침공)에 수록된 네 작품은 모두 서두에서부터 눈길을 잡아끈다. 로맨스 소설 주인공이라기엔 몹시도 강렬한 존재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침공〉의 서고 누나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성윤에게 \'우리 종족은 언젠가 지구의 모든 것을 빼앗으러 올 거야.\'라고 선언한다. 선천적으로 노란색을 보지 못하는 〈세상 모든 노랑〉의 영은 어느 날 노란색의 신을 만나 처음 보는 색채의 향연에 휩싸인다. 〈광화문 삼거리에서 북극을 가려면〉의 서현은 중고로 산 컴퓨터를 켰다가 \'카뎀 48 핸성 이요. 는나는 외계ㅖㅖㅖ종 족의. 지구 인 응답 은? 바라라 다다다.\'라는 메시지를 받는다.(오타가 아니다.) 〈하와이안 오징어볶음〉의 민정은 결혼한 지 6년 만에 남편 정훈에게 본인이 북에서 온 특수 요원, 즉 ‘남조선 아새끼들 말로 하면 간첩’이라고 밝힌다.

이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저 지구인이고 인간이고 국정원과 무관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이 사람들 또한 다른 의미로 비범하다. 상대의 파격적인 정체를 처음 알게 된 순간에는 놀라고 당황했을지언정 곧 빠르게 납득하고 본인의 감정에 집중한다. 어차피 정체를 모르는 채로 사랑에 빠졌으니 이제 와서 마음이 바뀔 일은 없으며, 상대가 인간이 아니라는 정보쯤은 그의 다종다양한 매력 가운데 하나로 넣으면 된다는 식이다. 현실 세계에 뿌리를 깊이 내린 인물들은 낯선 세계에서 온 존재를 자신의 일상으로 부드럽게 이끈다.

사랑의 모든 순간을 긍정하는 따스한 연애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 주인공들의 삶에는 불안과 고독과 결핍이 있었다. 연애가 한창 무르익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도 그 어둑한 문제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떤 고통은 혼자서 감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애정이 그러한 고통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첫사랑의 침공)이 그리는 사랑이란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수단이 아니다. 이 작품집 속의 연인들은 영원을 쉽게 약속하지도 않는다.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작품에는 사랑의 끝이 묘사된다. 주인공들은 모두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현실에 기반을 두었기에 작중의 모든 사랑은 자연스럽다. 상대에게 매료되는 순간은 물론이고 상대에게 이별을 고하는 순간까지도 설득력을 갖는다. 사랑해도 괜찮고 헤어져도 괜찮다는 메시지다. 마음의 결을 촘촘하게 묘사하는 감성적인 언어가 단순한 미사여구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소중했던 관계가 부서져 내리는 장면마저 감싸면서 실패한 사랑은 없다고 나직하게 다독이기 때문이다. 실패하지 않은 우리는 살아 있는 한 언제든 다시 사랑할 수 있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다는 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경험 중 최고라 생각한다’고 말하는 작가가 쓴 연애담은 이토록 품이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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