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상에 책이 많다한들 책을 읽는 사람은 정해져 있기 마련이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그 이유가 명확하다. 재미없고 지루하다거나, 어린시절에 책 읽기를 강요당했다거나 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 읽기가 너무 즐거워 밤을 새는 사람, 1년에 책을 한 권 이상은 사게 되는 사람, 매일 책을 읽어야만 하거나 외출할 때 가방에 뭐라도 읽을거리가 없으면 불안한 사람, 심지어는 책으로 방이 비좁아진 사람까지, 저자는 15년간 다양한 책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왔지만, 하나같이 왜 책을 좋아하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욱 ‘책답게’ 읽을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가 진정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책 싫어하는 사람이 이 책을 보면 신묘한 작용이 일어나 책을 읽고 싶게 된다는 얘기 는 하지 않겠다. 책을 읽지 않아도 스스로 인생이 즐겁고 편안 하다고 믿는 사람은 그대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조 금이라도 책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서울 은평구에서 헌책방을 꾸리며 책에 둘러싸여 읽는 삶을 살고 있다. 책방 이름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다.
어린 시절부터 책이 좋았고 헌책방 주인장이 되는 꿈을 꿔왔다. 컴퓨터를 전공하고 IT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늘 책을 가까이했다. 서른 즈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에서 책밥을 먹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열었다. 헌책방을 운영하지만 신간도 사서 읽는다. 한 달에 30~40권 정도다. 그 사이에 책방에 탐나는 책이라도 들어오면 손님이 구매하기 전에 읽는다.
책을 즐기고, 책과 함께 생활하며, 책으로 노동한다. 그야말로 책과 함께한다. 책 읽는 사람이 내딛는 변화의 발걸음과 자유로움을 지지하며, 책 읽기를 주제로 풀고 싶은 이야기도 많다. 그 마음을 이번 책에 담았다.
2018년에는 서울 지역 서점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우수 서점인 표창을 받았다. 서울 책방학교에서는 작은 책방을 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으로 얻은 지식을 공유했으며,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책 행사에서는 특강을 진행했다. 헌책방 일을 하는 틈틈이 글도 쓴다. 저서로는 《헌책방 기담 수집가》(2021), 《서점의 말들》(2020),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2018),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2016), 《내가 사랑한 첫 문장》(2015) 등이 있다.
덧붙이자면 루이스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애정해 여러 나라에서 펴낸 앨리스 책과 굿즈를 수집하고 있다. 피터 뉴웰이 삽화를 그린 1901년판과, 이탈리아에서 펴낸 이수지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초판 앨리스 책을 특히 아낀다. 책방 이름도 여기서 따 왔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www.2sangbook.com
페이스북: @2sbook
인스타그램: @2sangbook
목차
시작하는 글
1. 사람을 읽는다
한 걸음 떨어져 있다는 유일한 단서
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신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존 바에즈, 《존 바에즈 자서전》
제 계획이 실현될 것 같습니까?
W. 버나드 칼슨, 《니콜라 테슬라 평전》
자신의 깊은 수렁 바깥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니엘 슈라이버, 《수전 손택》
그야말로 한칼에 상대를 죽이는 작가
박홍규,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
[붙임] 《방망이는 알고 있다》
2. 재미로 읽는다
모험이나 불행은 결코 자잘한 일로 시작되는 법이 없으니까
미겔 데 세르반테스 사아베드라, 《돈키호테》
작가가 독자에게 속임수를 썼다는 말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하나의 문장은 언제나 다음 문장을 부른다
금정연, 《담배와 영화》
조그만 세계를 통해 넓은 곳을 엿보려는 독자라면
김목인, 《직업으로서의 음악가》
하지만 세상은 굴러가고 그들도 굴러간다
찰스 부코스키, 《창작 수업》
[붙임] 《노란 손수건》
3. 빠르게 읽는다
게다가, 책도 없다면, 거기는 얼마나 지루하겠는가!
이치은, 《천상에 있는 친절한 지식의 중심지》
사실 나는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는다
에밀 시오랑, 《태어났음의 불편함》
“나는 지금 사하라를 바꾸고 있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틀라스》
무언가를 잃기 위해선 먼저 찾아야 한다
알베르토 망겔, 《서재를 떠나보내며》
자기 나름의 고결한 방식으로
앨런 재닉·스티븐 툴민, 《비트겐슈타인과 세기말 빈》
[붙임] 《타오르는 푸른나무》
4. 느리게 읽는다
책상에서 몇 시간 떨어져 있는 동안
페터 한트케, 《어느 작가의 오후》
이미 일어났다고 알려진 일은 일어나지 않은 일보다 신비롭다
배수아, 《뱀과 물》
모든 사람이 이런 모자를 쓰고 있다
토마스 베른하르트, 《모자》
물어볼 가치가 있는 의문스러운 것
마르틴 하이데거, 《숲길》
같은 것의 반복, 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것의 반복
최정우, 《사유의 악보》
[붙임] 《대부》
5. 걸으며 읽는다
나머지 모든 것이 사라졌을 때
리베카 솔닛, 《길 잃기 안내서》
서서히 얽히고설키고 뒤죽박죽이 된 이 느낌
다니구치 지로·구스미 마사유키, 《우연한 산보》
밤나무의 뒤엉킨 뿌리에서
W. G. 제발트, 《아우스터리츠》
나는 그런대로 잘해 나가고 있다
가즈오 이시구로, 《녹턴》
온몸으로 미칠 듯이 생생하게 예감하는 바 그대로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붙임] 《지나가는 길에》
6. 번역을 읽는다
말은 의미를 두지 않고 문장을 만든다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인생에는 참으로 신기한 일이 많더라고
레몽 크노, 《문체 연습》
시선은 인간의 찌꺼기이다
발터 벤야민, 《일방통행로》
꼭 번역에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토 슈이치·마루야마 마사오, 《번역과 일본의 근대》
온갖 종류의 다양성을 위한 여지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괴델, 에셔, 바흐》
[붙임] 《아가리》
7. 무작정 읽는다
내가 한층 빨리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랴?
제임스 조이스, 《복원된 피네간의 경야》
나는 이 책을 멀리 보고 있다
김수영,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
모든 숨겨진 영혼의 보석들이 드러나는 순간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
세계를 읽어 낼 가능성
움베르토 에코 外,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컬렉션》
원더랜드에 가본 여행자는 아주 드물다
알베르토 망겔·자니 과달루피,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
[붙임] 《헤밍웨이 전집》
8. 쓰면서 읽는다
늘 젖고, 늘 울었지
박상륭, 《죽음의 한 연구》
야채를 먹으려면 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창백한 불꽃》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문장
박완서, 《친절한 복희씨》
그러나 믿어다오, 이것은 오로지 우연일 뿐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전날보다 훨씬 익숙해진 숲길
최윤, 《동행》
[붙임] 《시간의 사용》
9. 겹쳐서 읽는다
천재만이 다른 천재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사야 벌린, 《낭만주의의 뿌리》
누구나 똑같이 하는 생각이 옳은 생각인가
토마스 만, 《파우스트 박사》
텍스트에 내재한 리드미컬한 선율
프랑수아 누델만, 《건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