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좌파의 길
- 저자
- 낸시 프레이저
- 출판사
- 서해문집
- 출판일
- 2023-02-05
- 등록일
- 2023-10-18
- 파일포맷
- EPUB
- 파일크기
- 10MB
- 공급사
- 교보문고
- 지원기기
-
PC
PHONE
TABLET
프로그램 수동설치
뷰어프로그램 설치 안내
책소개
정희진 추천! “흐느끼며 일상을 견디는 이들에게 당도한 희망의 목소리.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을 원한다면 이 책을 권한다”
동시대 가장 독창적인 사회철학자, 낸시 프레이저의 역작! 암울한 우리 시대의 ‘가장 우아한 자본주의론’이라 평가받는 이 책은 한 마르크스주의 노학자가 생애 말년에 뜨거운 마음으로 써 내려간, ‘좌파의 길’에 대한 절절한 모색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저자는 오늘날 교착 상태에 빠진 정치 위기와 숱한 사회운동의 혼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통적인 고전 마르크스주의 자본주의관에서 벗어나, 자본주의를 새롭게 해석하는 ‘확장된 자본주의관’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를 ‘식인 자본주의’라 명명하면서, 그에 맞서는 이론적ㆍ정치적 기획을 한 권의 완성체로 묶어 선보인다.
기존의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는 자본주의를 하나의 ‘경제’ 시스템으로 인식하면서 생산 영역 이면에 감춰진 ‘(노동)착취’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자본주의를 (‘경제’를 넘어서는) ‘사회’의 한 유형, 즉 삶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는 ‘제도화된 사회 질서’로 인식하면서 착취 이면의 ‘또 다른 감춰진 장소들’에 주목한다. 착취를 가능케 하는 네 가지 배경조건, 즉 전 지구적인 제국주의적-인종적 수탈, 돌봄 등 ‘사회적 재생산’의 위기, 지구 환경과 자연에 대한 수탈, 정치의 기능 장애로 인한 민주주의의 위기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는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자본’의 파괴적인 속성이 근본 원인이며, 이러한 자본의 탐식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는 확장된 자본주의관으로 무장한 광범위한 (새로운) 사회주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신자유주의 이후 수많은 정치ㆍ사회운동과 비판이론들이 위기에 처해 있는 오늘날, 이 책의 주장과 대안은 독자에게 매우 깊은 영감과 각성을 준다. 페미니즘, 성소수자운동, 환경/생태운동, 노동운동 등 수많은 운동들이 각개약진하면서도 혼돈스럽게 뒤얽혀 있고, 또 한편으로는 ‘진보적 신자유주의’와 페미니즘의 기묘한 동거라거나 극우 포퓰리즘의 만개 같은 전 지구적 현상들이 결국 하나의 근원(‘식인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깨닫고는 충격을 받게 되기도 한다. 이 넘쳐나는 ‘정체성 정치’의 시대에, 이러한 ‘포괄적인 접근’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과제일지 모른다.
저자소개
Nancy Fraser, 1947~
미국의 정치철학자, 사회이론가. 뉴욕 뉴스쿨의 철학ㆍ정치사회이론 담당 교수로 있다. 독일 비판이론의 영향을 크게 받은 프레이저는 위르겐 하버마스의 공론장 이론을 계급과 젠더의 시각에서 비판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펼쳤다. 국제적으로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첫 번째 계기는 신자유주의가 확고한 지배 이념으로 자리 잡은 1990년대에 착수한 ‘정의’론 작업이었다. 그는 ‘분배’에만 초점을 맞추는 존 롤스식 정의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1970년대 이후 급속히 발전한 여성운동, 흑인운동, 성소수자운동 등이 제기하는 또 다른 정의관, 즉 문화적 정체성의 ‘인정’을 중심에 둔 정의관을 적극 수용해 이 둘의 공존과 상호작용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정의론을 제시했다. 이러한 그의 정의론은 악셀 호네트와 벌인 논쟁의 기록 《분배냐, 인정이냐?》에 잘 나타나 있다.
이후 프레이저의 정치사회이론은 부단히 진화했다. 그는 정의의 또 다른 축으로서, 분배와 인정의 측면에서 불의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치적 ‘대표’의 측면에서 만인의 동등한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삼차원적 정의론을 발전시켰다. 또한 지구화 시대에 정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국가의 경계를 넘어서는 초국적인 공론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구화 시대의 정의》는 그의 이러한 정의론 작업을 결산한 저작이다.
경제 위기와 극우 포퓰리즘의 창궐, 기후 급변 등으로 어지러웠던 2010년대에 프레이저는 이제까지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다른 어떤 사회이론가보다 더 맹렬히 현실에 개입하면서,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었다. 그는 정체성 정치만 강조하며 분배 요구를 등한시한 사회운동들을 비판했고, 최근 극우 포퓰리즘이 상당수 대중에게 대안으로 선택받는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음을 통렬히 지적했다. 특히 페미니즘의 대중적 확산에도 불구하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비판적 지지’ 식의 낡은 틀에 갇혀 있는 여성운동을 향해 자기 성찰과 노선 전환을 촉구했다. 그 결실이 《전진하는 페미니즘》 《99% 페미니즘 선언》(공저) 같은 저작들이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도 사회운동과 좌파정치 전반이 환골탈태해야 함을 역설했다. 2020년 미국 대선 직전에 펴낸 팸플릿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에서 그는, ‘진보적 신자유주의’는 극우 포퓰리즘이 발호하도록 만든 원흉이기에 결코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즉, 극우 포퓰리즘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동계급과 중간계급의 동맹에 바탕을 둔 ‘진보적 포퓰리즘’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동운동, 여성운동, 생태운동, 흑인운동 등이 굳건한 동맹을 발전시켜야 할 근거를 ‘자본주의’라는 토대 자체에서 찾아내려 한다. 다만, 이 ‘자본주의’는 더 이상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이야기하던 그 ‘자본주의’와 같지 않다. 자본-임금노동 관계만으로 환원되지 않는, 더 복잡한 제도적 실체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책 《좌파의 길: 식인 자본주의에 반대한다》에서 드디어 프레이저의 새로운 자본주의관은 그 전모를 드러낸다.
목차
감사의 글
서문 _ ‘식인’이라는 은유
1장 걸신들린 짐승: ‘자본주의’의 재인식
- 왜 우리의 자본주의관을 확장해야 하는가
다시,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마르크스의 ‘감춰진 장소’ 이면의 또 다른 장소들
하나, 상품 생산에서 사회적 재생산으로
둘, 경제에서 생태로
셋, 경제적인 것에서 정치적인 것으로
넷, 착취에서 수탈로
자본주의는 ‘경제’ 그 이상이다
경계투쟁, 새로운 비판이론을 위하여
제 살 깎아먹기의 위기
2장 수탈 탐식가: 착취와 수탈의 새로운 얽힘
- 왜 자본주의는 구조적으로 제국주의적-인종주의적인가
교환, 착취, 수탈
축적으로서 수탈: 경제적 논의
예속으로서 수탈: 정치적 논의
인종화된 축적의 역사적 체제들
자본주의는 여전히 필연적으로 인종주의적인가?
3장 돌봄 폭식가: 생산과 재생산, 젠더화된 위기
- 왜 사회적 재생산이 자본주의 위기의 중심 무대인가
생활세계에 무임승차하기
자본주의 돌봄 폭식증의 역사적 발작
식민화와 가정주부화
포드주의와 가족임금
맞벌이 가구, ‘진보적 신자유주의’의 탄생
또 다른 자본주의인가, 새로운 사회주의 페미니즘인가?
4장 꿀꺽 삼켜진 자연: 수탈ㆍ돌봄ㆍ정치와 얽혀 있는 생태 위기
- 왜 생태정치는 환경을 넘어 자본주의에 맞서야 하는가
자본주의의 생태적 모순: 수도꼭지와 하수구로 전락한 자연
서로 얽힌 모순들
‘자연’을 말하는 세 가지 방식
사회생태적 축적의 역사적 체제들
동물의 근력
석탄왕
자동차 시대
새로운 인클로저, 금융화된 자연, 그리고 ‘녹색자본주의’
시공간 속에서 자연을 통해 제 살 깎아먹기
서로 얽힌 투쟁들
환경을 넘어서는 반자본주의적 생태정치를 향해
5장 도살당하는 민주주의: 정치와 경제의 분할
- 왜 정치 위기는 자본에게 붉은 살코기인가
자본주의 ‘그 자체’의 정치적 모순
국가, 공공재, 공적 권력
자본주의 역사 속의 정치 위기들
글로벌 금융, 부채, 그리고 이중의 고통
정치적 교착 상태, 비상한 역사의 갈림길
6장 진정한 대안의 이름으로: ‘사회주의’의 재발명
- 21세기에 사회주의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그래서 다시, 자본주의란 정확히 무엇인가
자본주의에서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가
21세기를 위한 새로운 사회주의
에필로그 _ 팬데믹, 식인 자본주의의 광란의 파티
옮긴이 후기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