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서울. 2(완결)
#시대물, 학원/캠퍼스물, 다정공, 천재공, 능력수, 단정수, 일상물
전국의 백일장을 휩쓸던 문학 천재, 김윤.
그를 남몰래 동경하던 스무 살 새내기 대학생 신재후와 선후배 관계로 만나는데….?!
“누군데 초면부터 반말이십니까?”
“반말하면 안 돼?”
“네.”
생각보다 별나고 속 빈 강정같이 가벼운 사내, 김윤.
그의 천재성과 독특함, 호쾌함에 서서히 빠져드는 신재후.
시위가 일상이 된 혼란스러운 1983년, 서울에서,
그들의 인연은 사랑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미리보기]
“뭐야, 저 새…….”
입을 다물었다. 윤의 놀란 시선이 뺨에 닿았기 때문이다.
“저 새?”
“아니.”
“저 새 뭐?”
“저기.”
어떻게든 말을 가로채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김 윤은 고개를 내민 채로 빤히 바라보았다. 까만 눈동자에 웃음이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게 보였다.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자, 말해달라고 끈질기게 닦달했다. 나는 창을 뚫어져라 보며 중얼거렸다.
“저 새가 참 멋있네요.”
윤도 내 시선을 따라갔다. 그는 잠깐 침묵을 지키다 의아한 듯이 물었다.
“……뱁새가?”
나는 속으로 짧게 욕을 했다. 대충 둘러댄 거였는데, 하필이면 소나무 위에 오동통한 뱁새밖에 없었다. 멋쩍음에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멋있을 수도 있죠. 뱁새 무시하십니까?”
윤이 키들거리다 ‘어휴’ 하고 과장스럽게 말했다.
“그럼요, 멋있을 수 있지요!”
“됐어요, 그만할래요.”
“뱁새의 멋짐에 대해 고견 부탁드립니다.”
전부터 느꼈지만, 이 인간은 어지간히 장난을 좋아하는 인사였다. 먹잇감을 내어주니 득달같이 달려들어 꼬리를 흔드는 폼이 어처구니없다. 더 이상 그의 놀림감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모른 척 화제를 돌렸다.
“아까 그분도 국문학도예요?”
“네, 그 ‘새끼’는 82학번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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