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밑 악어
고독, 의사소통의 단절, 우울증이라는 소재를 희극적 관점에서 이야기함으로써 2003년 스페인 청소년 문학상을 거머쥔 마리아순 란다의 작품. 은행에 다니는 샐러리맨 JJ는 어느날 침대 밑에서 악어를 발견한다. 이때부터 그의 삶에 악몽이 시작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악어가 유독 JJ의 눈에만 보인다는 사실이다.
고민 끝에 의사를 찾아간 JJ는 크로커다일(악어) 병이라는 진단과 함께 크로커다일 알약을 처방받게 되고, 그 알약의 설명서에는 고독, 불안 및 우울증에 탁월한 효능이 있음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실 이 병은 자연적인 삶의 리듬과 땀의 결과를 저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손에 자신의 일을 맡겨버린 결과로 생겨난 것. JJ의 고통은 회사 동료 엘레나와 삶을 함께 나누면서 서서히 치유되고, 두 사람 사이에 고독을 끊을 수 있는 관계가 싹트자 악어들은 사라진다.
카프카의 (변신)을 연상케 하는 이 작품은, 카프카의 심각한 어조 대신 유머와 웃음을 사용하여 반감 없는 감동과 충격을 선사한다. 저자는 악어라는 엉뚱한 동물을 통해, 우리가 고독 혹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실체 없는 공포의 대상일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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