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속삭임 2
“천사가 따로 없네. 죄수복을 입고도 천사네, 천사야.”
현우는 높은 콧날이 매력적인 죄수여인의 아름다운 얼굴에 시선을 빼앗기고 있었다.
“야, 키도 크고 늘씬한 몸매 봐라. 글래머가 따로 없네. 저러다 죄수복이 터지겠네. 살다, 살다 저렇게 삼삼하고 환상적인 아가씨를 이렇게도 만나네. 안 그래요, 아저씨?”
현우가 떠든 이야기에 중년의 남자와 여자가 진료접수증을 들여다보며 딴청이었다. 죄수여인이 더 가까워졌을 때였다.
“저 아가씨가 사람을 처음 보나?”
현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교도관과 천천히 걸어오는 죄수여인이 뚫어지게 현우만을 주시한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수갑이 채워진 죄수복의 신분으로 일반시민과 마주친다면 창피하지 않을까? 죄수여인이 창피하거나 비참하거나 그런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눈조차 깜박이지 않는 듯 보였다. 흐트러짐 없이 현우만을 응시하는 죄수여인의 눈동자에서 얼핏 섬광이 번뜩였다고 느꼈다. 바로 저 사람이야, 하고 지목한 느낌이랄까. 혹시 아는 여자? 아닌데. 내가 언제 실수라도 한 적이 있는 여자? 현우는 혹시나 하고 기억을 되살리느라 혼란스러웠다.
현우는 화장실 앞을 지키는 중년의 남자교도관에게 건들거리는 자세로 말을 걸었다.
“아저씨. 저 아가씨는 무슨 죄를 저질렀습니까?”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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