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서약 3
3년의 유예기간을 가진 계약결혼
명송건설의 아들인 민기는 가난한 집의 딸인 연희를 사랑한다. 그러나 민기의 부모는 상대방의 집안이 별 볼 일 없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한다. 이런 부모님의 만류에 상심한 민기는 약을 먹는 소동을 일으켜 억지로 결혼 허락을 받아내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은 15년 만에 민기의 외도로 막을 내린다. 민기는 연희에게 이혼을 종용하고, 연희는 그에 말없이 동의한 뒤, 딸 은림을 데리고 성북동 집을 떠난다.
은림은 연희와 행복한 삶을 살기를 꿈꾸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하여 명문대를 나와 검찰공무원이 된다. 이제 엄마를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뿐, 연희는 지난 세월 동안의 고생으로 인해 간경화에 걸려 간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어머니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성북동 집으로 들어간 은림에게 할아버지는 회사가 어렵다는 말을 하고, 잠시 후에 도착하는 손님을 만나보라고 한다. 잠시 후 도착한 손님은 정연건설의 고정연 회장이었다. 그녀는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앉아있는 은림을 보고 마음에 든다며 상견례 날짜를 잡자고 말한다.
은림은 말도 안 된다며 거부를 했지만, 며칠 뒤 찾아온 윤영의 ‘계약결혼’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3년 뒤 이혼을 전제로 결혼을 해주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는 윤영의 말에 은림은 당장 필요한 연희의 수술비 5천만 원을 요구하고 그 자리에서 이혼서약서를 쓴다.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회생 자금이 필요한 명성건설과 온갖 스캔들에 휩싸인 아들을 치워야하는 정연건설의 이해관계가 얽힌 정략결혼이 윤영과 은림의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3년의 시한부 계약결혼으로 성사된다.
윤영은 자신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애쓰던 여자들과 전혀 다른 은림의 모습에 자신의 마음을 점점 빼앗기게 되고, 은림 역시 매력적인 윤영의 모습에 그를 믿고 싶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과연 끝을 정해놓고 시작한 그들의 결혼생활은 어떤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인가.
이연추 작가의 『이혼서약』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충실히 따른다. 돈 많은 백마탄 왕자인 최윤영은 보잘 것 없는 김은림을 선택하고 그녀에게 점점 빠져든다. 그러나 은림은 3년 후의 이혼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그를 거부한다. 서로 엇갈린 그들의 사랑은 주변의 상황과 맞물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 작가는 두 사람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하면서 갈등을 부추긴다. 알콩달콩 때로는 살벌한 두 사람의 애정전선을 살피다 보면 두 사람의 사랑의 귀추에 주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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