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섬
“자네부터 시작하게. 순결하고 깨끗한 제물이 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
난파선의 승객들 가운데 생존한 두 남자와 두 여자가 무인도처럼 보이는 어느 섬에 표류된다. 서로 낯선 일행은 혹시 사람이 있나 도움을 요청하려 섬을 돌아보다가 이상한 그림들이 그려진 의문의 집을 발견한다. 그러나 사람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빈집 마당에 한 마리 돼지가 묶인 것을 보고, 허기를 채우려 돼지를 구워먹은 일행.
문명인들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저주스러우며, 야하기 그지없는, 그로테스크한 사건의 발단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되는데...
[본문]
“여긴 사당 아닌가요? 잘은 모르겠지만 어떤 신을 모시는 사당 같은데요.”
아라의 말을 무시한 채 남자 둘은 이미 드러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언니 어차피 이런 것들, 다 미신이야. 그나저나 속옷까지 홀딱 젖어버려서 너무 찝찝하다. 우리 팬티 벗어서 말려놓고 잘까?”
아라는 심각한 표정으로 도혜를 쳐다보았다.
“여기가 사당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어서 돼지를 마당에 데려다 놓은 것 아닐까? 분명 무인도가 아니야. 이 섬 반대쪽 어딘가에 돼지 주인이 있을 거야.”
도혜는 졸린 눈을 하고는 드러누웠다.
“내일 날이 개면 팬티도 마르겠지 뭐. 그냥 자자 언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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