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소설을 쓴다 4
팬픽이라는 편견을 버려라.
[악마는 소설을 쓴다](전10권)는 팬픽의 형식을 가지고 있지만, 전작 [러브캣]이 그랬듯 등장인물들의 이름만 차용할 뿐 여타 다른 팬픽이 가지는 등장인물 간의 끈적끈적한 관계는 등장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일반적인 팬픽이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예상했다면 마음을 고쳐먹는 것이 좋을 것 이다.
어느 날, 악마가 계약을 청해왔다.
악마들이 모여서 내기를 했다. 무엇이든 이루어지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준다면 인간은 어떤 선인가. 악마들은 내기의 승패를 인간이 선택한 소원의 결말을 가지고 가늠하기로 했다. 그들의 조건은 딱 한 가지. 선택된 인간의 모든 소원을 들어주되 그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악마들은 수많은 인간 중에서 준범을 내기의 대상으로 정했다. 악마는 ‘몸으로 하는 모든 것을 잘하고 싶다.’는 준범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그를 과거로 돌려보냈다.
2007년. 준범은 만화가로서 명성을 떨치는 대학생이다. 성인 만화가로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준범의 대학생활에 여러 여자들과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사랑의 마라톤이 시작된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생소한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좋아한다. 만화책도 좋아하고 애니메이션도 좋아한다. 하지만 만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모임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들이 많다. 이 작품은 그들, 만화를 사랑하고 모임을 만들어 즐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작품 속에 ‘현시연’, ‘서코(서울코믹월드)’, ‘부코(부산코믹월드)’, ‘코스프레’ 등의 생소한 용어가 등장한다.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가했던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들이 난무하는데, 팬픽의 특성상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일반인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허준범 작가의 즐거운 이야기 세상에 취해 쫓다보면 그 의미를 몰라도,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사회인으로서 틈틈이 창작한 작품을 가지고 독자들을 찾아오는 허준범 작가의 긴 노력이 돋보이는 글이다. 팬픽이라고 하지만 무난한 전개를 통해 독자의 몰입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주는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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