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반려도서 갤러리』는 서평을 모은 책이다.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의 독서 클럽 ‘책 읽는 사람들’과 3년 동안 한 달에 한 권씩 동서양 고전을 함께 읽고 토론회를 가진 36권의 서평이 중심이다. 여기에 2019년 봄, 여름 한국 파이데이아에서 읽은 『플루타르코스 영웅전』과 『그리스 로마 에세이』의 서평을 보태고, 2019년 동대구역 광장에서 펼쳐진 제1회 ‘울트라독서마라톤’ 대회에 참가 완주하면서 읽은 북한판 『황진이』와 소설 『윤동주』가 더해졌다. 그 외, 틈틈이 읽은 10권, 합해서 모두 50권의 책에 대한 서평이다.
『반려도서 갤러리』란 이름이 붙은 것은 『반려도서 레시피』란 책의 자매편이기 때문이다. 굳이 책까지 낼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자꾸 고개를 쳐들긴 하는데, 같이 공부한 사람이 여럿 있어서 서평 쓰기를 계속하면 책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는 궁색한 변명을 갖다 붙인다. 우리는 모두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다. 자타가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는 길은 그 분야의 책을 펴내어 저자가 되는 것이다. 책을 읽고 서평 쓰는 버릇을 들이면 그것이 모여 책이 된다. 그러면 저자가 되어 ‘내가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책이 읽히지 않는 시대라고 하지만, 역사가 있은 이후로 여전히 책은 문화의 중심이고 창조의 핵이었다. 따라서 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에서나 앞서가는 사람들은 책과 함께 걸었고, 책에서 얻은 지혜를 활용했다. 그래서 Leader는 Reader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것으로 그 책을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책을 읽지 않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다 읽고 덮은 책장을 다시 들추어 어떤 내용이었던가? 얻은 것이 무엇인가? 등을 생각하고 읽은 책이 좋은 책이었는가, 혹은 좋은 책이 아니었든가 하는 내 생각을 정리해야 한다. 그 생각이 바로 서평이다. 서평을 쓰면 책의 내용이 기억된다. 기억되어야 활용할 수 있다. 책 읽고 그만 던져두면 휘발성 독서가 되지만, 서평 한 번 쓰면 남는 독서가 된다. 그 남는 것이 무엇인가? 창조의 씨앗이며, 지혜의 싹이며, 삶의 격을 높이는 사다리다. 아무쪼록 서평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2020년 9월
문무학
저자소개
문학박사 문무학은 시조(1981년)와 문학평론(1988년)으로 문화계에 발 디뎌, 1997년부터 2015년까지 대구시조시인협회, 대구문인협회, 대구예술단체총연합회 회장과 대구문화재단 대표를 역임했다. 그간 신토불이身土不二, 책을 뛰쳐나온 문학. 통통예술通統藝術, 대구문화에 청바지를 입히자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문화현장을 뛰었다. 예총회장 재임 시, 월 한 권의 책 읽기, 월 1회 공연장과 전시장 가기를 ‘예술소비운동’으로 명명하고 실천하려 애썼다.
개인은 가슴의 평수를 넓히고 영혼의 근육을 튼튼히 해야 품위 있게 살 수 있으며, 국가는 문화를 진흥시켜야 세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문화에 가까이 다가서기, 그 가운데에서도 종이책 읽기를 권장해왔다. 책 읽기의 좋은 점을 공유하기 위해 2016년 ‘학이사’와 ‘학이사 독서아카데미’를 창설, 원장으로 취임, 서평쓰기 강좌를 개설하고 독서클럽 ‘책 읽는 사람들’을 결성, 매월 고전을 읽고 토론을 이어가는 행복을 누리고 있다.
1994년 1년 동안 월 1회 영남일보가 주최한 베스트셀러 저자 초청 독서토론회에서 김대중 前 대통령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이문열 『시대와의 불화』,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이시형 『지혜롭게 사는 여성』 등의 독서토론을 진행하면서 토론의 매력을 알았다. 그 외 영진전문대학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의 글쓰기 강의(1998년~2002년), 경북 고령 공공도서관 주부독서클럽과 독서토론(2001년, 2003~07년)을 하며 쓰고 읽는 일을 즐겼다.
2001년부터 8년간 KBS 대구방송총국의 ‘이 한권의 책’ 프로에서 241권의 책을 소개, 시민들의 독서를 안내했다. 2019년 4월부터 한국 파이데이아의 ‘위대한 저서 읽기’ 프로그램에 참여, 10월 공동탐구지도사 양성 과정을 수료했으며, 같은 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1회 울트라독서마라톤 대회 참가 완주 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0년 대구수성 한국지역도서전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역과 책의 소중함을 알리고, 책 읽기로 행복한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목차
Ⅰ
·예술과 사랑 - 『The Moon and Sixpence』
·그냥 씨익 웃음이 나왔다 - 『구운몽』
·관계없음으로 더 강하게 관계되는 - 『Animal Farm』
·일지반해一知半解의 책 - 『삼국유사』
·답이 아닌 생각을 얻다 - 『문학이란 무엇인가?』
·異常함을 깨단하다 - 『이상소설전집』
·음악 들으며 읽는 책 - 『A Midsummer Night’s Dream』
·新話인가? 神話인가? - 『금오신화』
·신화는 미래의 이야기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더 아름답기 위해서 예술가가 범하지 못할 법칙은 없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신화는 참 힘이 세다 -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폭 넓은 독서력과 에디톨로지 기법
-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
Ⅱ
·저녁에도 희망은 있다 - 『남아 있는 나날』
·내가 탄 욕망의 열차는 어디서 멈추나?
- 『A Streetcar Named Desire』
·유정한 『무정』 100년에 읽다 - 『무정』
·거짓말로 끝나는 진짜 사랑 이야기 - 『Aimez-Vous Brahms…』
·영웅은 혼자 살지 않는다 - 『홍길동전』
·삶과 기다림 - 『고도를 기다리며』
·古小說은 참 ‘고소하다’ - 『춘향전』
·순수에 대한 인간의 갈망 - 『The Catcher in the Rye』
·다시 안개 속으로 - 『무진기행』
·惡의 거울에 비춘 人間 - 『Wuthering Heights』
·마당보다 더 깊은 가난 - 『마당 깊은 집』
·먼 천둥 - 『설국』
Ⅲ
·눈길은 ‘눈물의 길’이었다 - 『눈길』
·두 개의 자아, 규명이 불가능한… - 『지킬 박사와 하이드』
·나쁜 제목의 좋은 소설 - 『Pride and Prejudice』
·정신적 승리는 패배자의 변명이다 - 『아큐정전』
·조르바, 나는 무엇을 남겨야 하나요 - 『그리스인 조르바』
·‘마음’일까? ‘양심’일까? - 『마음』
·꿈의 맛 - 『데미안』
·미상불未嘗不 연암 - 『열하일기』
『열하일기 1』
『열하일기 2』
『열하일기 3』
·큰 느낌의 ‘만나봐야…’ -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여행은 창조의 씨앗 뿌리기다 - 『Bieguni』
Ⅳ
·옳지 않은 말이 없고 버릴 말은 더욱 없다 - 『그리스 로마 에세이』
·시가 된 노래, 노래가 된 시 - 『바람만이 아는 대답』
·우물쭈물이 아니었다 - 『Bernard shaw-지성의 연대기』
·‘비극’이란 말이 너무 작다 - 『리어 왕』
·“눈 내리는 모든 밤은/ 눈과 어둠으로 더욱 깊어지고” - 『닥터 지바고』
·네가 죄 짓지 않아도 죄라고 하면 죄이니라 - 『물에 잠긴 아버지』
·‘음악의 씨앗을 허리춤에서 분수처럼 쏟아 내놓’는 악기
- 『콘트라베이스』
·개츠비의 위대함은? - 『The great Gatsby』
·별 하나에 윤동주, 윤동주 - 『소설 윤동주』
·자유를 갈망하는 여인의 꿈 - 『황진이』
·“선형용善形容이라” - 『한중록』
·그는 죽은 것이 아니라, 영혼의 자유를 찾아 헤매고 있는 중이다
- 『그 여자 전혜린』
·독서 논문
영웅은 어떻게 살고 죽는가?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