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돌이켜 보면, 나는 겨울에 자란 것 같다.”
기억이 계절이 될 때 우리가 마주한 삶의 풍경들
지나온 겨울을 통과해 지금의 나를 마주하는 여덟 편의 에세이
청소년과 어른이 두루 읽고 함께 공감하는 책을 꾸려 가는 영어덜트 출판사 책폴의 첫 번째 책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는 부제에서 짐작하듯 ‘겨울 방학에 있었던 일’을 담은 앤솔러지 에세이다. 영화감독·인권 변호사·소설가·브랜드 마케터·서점인·일러스트레이터·은행원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며 살아가는 여덟 작가들이 함께 가닿은 사춘기 시절이 그림 작가 양양의 따스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색채로 펼쳐진다.
세상은 ‘청소년기’라는 커다란 카테고리로 생의 한 시기를 규정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저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하루하루 시간표에 따라 일상이 규칙적으로 흘러감에도 끝내 잊지 못할 기억으로, 기록으로 남는 건 그 틈새를 통과해 나와 너, 우리가 남몰래 마주한 풍경들이다. 시간이 지나 ‘추억’이라 부르고 ‘나만의 (흑)역사’로 간직하는 것들 말이다. 시대와 세대가 달라도 우리가 거쳐 온 그 시간의 결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에서 이 책의 기획이 시작되었다. 모든 어른이 똑같은 인생을 살아가지 않듯 흘러간 시절도 마찬가지기에, 하나의 완벽한 답보다 삶의 다양한 예시들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좋아한다고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지 못했고 꿈도 취향도 어느 하나 확신을 갖지 못해 막막했으나 마냥 사랑하기에 충분했던 계절. 그 많은 겨울을 지나오며 소녀들과 소년들은 훌쩍 자랐고, 못다 한 이야기들을 이제 이곳에 털어놓는다. 누구에게는 지나온 추억을, 누구에게는 다가올 미래를, 또 다른 누구에게는 지금 여기를 적확히 비추는 여덟 편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독자들은 추위를 잊을 만큼 포근한 기분을 느낄 것이다. 아주 적당히 따듯한 이 겨울의 온기를.
저자소개
저 : 윤단비
1990년 출생.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열아홉 살에 서울로 오기 전까지는 줄곧 광주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영화가 끝나도 인물들이 스크린 밖 어딘가에 살아갈 것만 같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단편 [불꽃놀이]를 비롯하여 장편 [남매의 여름밤] 등 여러 편의 영화를 연출했으나 아직까지 겨울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든 적이 없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KTH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시민평론가상 총 4관왕, 제 45회 서울독립영화제 새로운선택상, 제4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밝은미래상 외 다수를 수상하였다.
저 : 김예원
사회적 소수자와 연대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변호사이자 활동가. 세 아이를 기르며 장애인권법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큰 목소리와 말싸움이 주특기인 아이가 열 살을 훌쩍 넘겨서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태어날 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잃고 평생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야 했던 것이다. 줄곧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했다. 2009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지금까지 장애인, 아동 등 사회적 소수자인 범죄 피해자만 지원하는 공익변호사로 살고 있다. 수임료가 공짜라서 ‘착한 사람’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사실은 지원하고 싶은 사건만 집중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꼼수라고 한다. 10년 이상 피해자를 대리하다 보니 이 사회가 얼마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가혹한지 몸소 체험했기에 사건의 각개격파보다 제대로 된 제도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법안을 만들어 국회에 보내고 잘못된 정책을 바꾸는 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곽정숙 인권상, 서울시 복지대상, 청년일가상 등을 수상했다.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서 장애 인권(139회)과 아동 인권(202회) 강연을,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차별에 대한 강연을 했다. 『누구나 꽃이 피었습니다』 『이상하지도 아프지도 않은 아이』 『상처가 될 줄 몰랐다는 말』 등을 썼다.
저 : 윤치규
2021년 [서울신문] 및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후 현대문학, 악스트, 문장 웹진 등 문예지에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소설을 쓴다. 재능보다 열정으로 쓰는 편. 사회화된 INTP.
저 : 김성광
인터넷서점에서 일한다.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글을 쓴다. YES24 인문사회와 문학 분야 MD를 거쳤고 지금은 다양한 기관이나 단체에 책을 공급하는 일을 한다. 언젠가는 역사와 과학 분야 MD가 되고 싶다. 괜찮은 서점 직원으로 늙어가는 것이 꿈이다. 맞벌이 부부로 아이를 키운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자신도 성장한다고 믿는다. 아이와 나누는 친밀하고 끈끈한 시간만큼 읽고, 쓰고, 생각에 잠기는 혼자만의 시간도 소중하다. 늘 시간이 부족해 허덕이지만, 틈틈이 생기는 조각 시간을 쌓아 꾸준히, 최선을 다해 살고 싶다. 그리고 좋은 아빠와 남편, 책임 있는 시민이 되고 싶다. [채널예스]에 『아이가 잠든 새벽에』를 연재했다.
겨울에 태어났고, 겨울에 태어난 연인과 살고 있으면서도, 겨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안경이 자주 뿌옇게 흐려져서다. 하지만 안경에 낀 훈김을 닦고 다시 선명한 세상을 마주하는 순간은 사랑한다. 겨울에 유독 안경을 자주 닦는다.
저 : 박서련
1989년 음력 칠석에 철원에서 태어났다. 201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 소설집 『호르몬이 그랬어』, 『당신 엄마가 당신보다 잘하는 게임』, 짧은 소설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에세이 『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등이 있다. 한겨레문학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았다.
저 : 봉현
스무 살에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다 돌연 배낭 하나만 들고 2년간 세계 여행을 떠났다. 그때 쓰고 그린 이야기를 시작으로 프리랜서가 되어 지금까지 혼자서 일하고 있다. 일주일의 절반은 오후부터 새벽까지 작업방 책상에 앉아 다양한 분야에서 의뢰받은 그림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가까운 카페에서 글을 쓰고 뉴스레터 「봉현읽기」를 발행한다. 집 안을 정리하고 소파에서 뒹굴뒹굴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배낭을 메고 1년에 한두 달씩 낯선 곳을 꼭 여행해야 하는 사람이다. 자유와 속박 사이, 일과 휴식 사이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프리랜서의 삶을 사랑한다. 지은 책으로 『베개는 필요 없어, 네가 있으니까』 『오늘 내가 마음에 든다』 『여백이』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가 있다.
인스타그램 @bonghyun_know
트위터 @bonhkr
뉴스레터 bonghyun.com
저 : 유지현
이야기를 짓는 일이 좋아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독서 운동을 펼치는 사회적 기업에서 독서 신문을 만드는 일을 했다. 어린이청소년문학서점 '책방 사춘기'를 운영하며, 그림책과 동화, 청소년 소설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 주로 진짜 이름보다는 춘기 씨, 춘기 님, 춘기 이모라고 불린다. 길고양이들을 챙기면서부터 겨울이 조금 밉다.
저 : 김상민
낮에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밤에는 글을 쓴다. 글을 쓰다 막히면 러닝화를 꺼내 든다. 의뢰받은 글감으로 에세이를 써 메일로 전하는 ‘주간ㅅㅁㅅ’을 운영하고 있다. 『교토의 밤』 『마마 돈워리』 『아무튼, 달리기』 등을 썼다.
정준일, 이소라, 단팥죽, 전기장판과 차렵이불의 포근함까지 좋아하는 것들 대부분이 겨울의 질감을 띤다. 겨울 입장권을 사는 마음으로 그해 첫 붕어빵을 산다.
그림 : 양양
출판사 디자이너로 일하며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계절의 냄새』 『서울 저녁의 가장자리에는』 『우리가 함께 듣던 밤』 『지구에서 보낸 한 철』 등이 있다.
목차
윤단비│주머니에서 꺼낸 겨울
그때의 나ㆍ열아홉, 윤단비에게
김예원│둘만의 것이 아닌, 두 사람의 비밀
그때의 우리ㆍ내 곁을 스쳐 지나간 미영이들에게
윤치규│절망과 구원의 동그라미
그때의 나ㆍ열다섯 살의 치규에게
김성광│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어
그때의 나ㆍ열일곱 살 성광에게
박서련│19년
그때의 나ㆍ철원의 서련에게
봉 현│나의 마지막 겨울 방학
그때의 나ㆍ열아홉의 봉현에게
유지현│기본값은 언제나 덕질
그때의 나ㆍ한겨울의 여의도를 누볐던 유지현에게
김상민│붕어빵이라는 이름의 점
그때의 나ㆍ열 살의 상민에게
그림 작가의 말
양양│우리가 찍을 수 없던 어떤 사진들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