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딸 이야기
지성과 감성을 겸비한 최고의 에세이스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이
셋째 딸로서 바라본 가족의 초상, 시대의 초상
저자 강인숙은 현재 건국대학교 명예교수이며, 남편인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의 이름에서 ‘영寧’ 자와 본인의 이름에서 ‘인仁’ 자를 따서 설립한 영인문학관寧仁文學館 관장이다. 그는 문학에 대한 탁월한 감식안과 혜안으로 영인문학관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학박물관으로 키워 왔으며, 그 자신이 뛰어난 에세이스트로서 주옥 같은 글을 써 온 문인이다. 강인숙 관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저자에 대해 남편 못지않은 지성과 문장력을 가진 분이지만 남편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숨긴 사람이라고 평한다.
강인숙 관장의 자전적 기록이 총 망라된 이 책은 이 땅에서 가장 아프고 고단했던 시대와 더불어 80평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한 여성문학인의 삶과 그 가족을 조명하고자 한다. 독자들에게는 한 가족의 삶이 결국 시대를 비추는 거울과 창으로 기능하여 거대한 역사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자전적 삶을 선조적(시간적) 구성과 모자이크식 기법으로 세밀하게 엮는 방식으로 가족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살아온 세밀한 시대상을 녹여 내는데, 마치 잘 짜여진 연작소설을 읽는 듯한 감동과 재미가 있다. 초반부에는 이북(함경남도 이원군) 태생으로 어린 시절 자신이 목격한 고향 마을에 대한 풍성한 일화와 일제하에서의 고생스러운 수학 시기에 대한 회고,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회를 따뜻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필치로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또한 전반부와 중반부에서는 가족이 월남한 이후 남한 땅에서 성장하는 동안 있었던 일들,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 언니와 오빠 등 개별적인 가족들에 대한 다채로운 에피소드와 추억을 문학적으로 재구성하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만나고 겪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추억 등으로 구성된다. 전편의 기록이 마치 한 편 한 편 완결성을 가진 소설과 같은 재미와 흡인력을 가지며 사실문학이자 기록문학으로서 그 가치가 인정되는 우리 시대 소중한 산문집이다.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에 가장 큰 상처의 기원이 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물을 수 있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각별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은 가족 해체의 시대에 대가족의 작은 구성원으로서 셋째 딸이 세밀하게 보고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와 오빠, 그리고 동생들의 이야기 속에 독자 개개인의 삶을 그 누구에라도 투사하면서 감동과 치유의 경험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번호 | 별점 | 한줄평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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