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저자
조우리 지음
출판사
읻다
출판일
2024-07-16
등록일
2024-09-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6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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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그러니까 부탁할게. 내 이름을 알아줘. 기억해 줘. 그리고 불러줘.\'

물안개처럼 드리우는 불투명한 내일로
서로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이름들이
각자의 사명을 지키기 위해 한 걸음 내딛는
간절하고 다정한 여름날의 축제


이름을 알고 나면 유일해지잖아. 유일해지면 부르기가 쉬워. 구분이 되는 거야. 구분한다는 건 기억한다는 거고. 알지? 기억에는 시간의 틈새를 메울 힘이 있잖아. 흘러간 것을 끌어당겨 다시 눈앞으로 가져다 놓는 힘. 망각이라는 존재의 죽음을 되돌려 몇 번이고 다시 살고 계속 살게 하는 힘.
—8쪽

퀴어-여성-노동의 이야기가 지금 여기에 더 많이 필요해서. (오늘의 세리머니), (내 여자친구와 여자 친구들), (이어달리기) 등 선명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작품 세계를 펼쳐온 조우리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이 읻다에서 출간되었다. 전작에서 그러했듯 작가는 사랑하고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나 더 채워 넣는다. 또한 이번에도 기교 없이 정직한 목소리로 현실의 풍경을 그리며 섬세히 마음의 결을 되짚는다.
여기에 그려진 여름 한때의 작은 도약 속에는 가장 일상적인 순간에서 생기는 크고 작은 균열들, 불투명하게 드리운 내일을 마주하고 추동하는 마음들, 서로가 함께하는 시절에 몰두하는 무구한 얼굴들, 그들이 지키고자 하는 이름들, 그리고 제때에 도착한 위로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꿈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

동천은 영화라거나 평론이라거나 그런 것을 하는 곳이 아니었다. 꿈이라고 부를 만한 미래를 그리는 애들은 어른이 되기만을 기다렸다가 동천을 떠났다. 은수와는 다른 애들, 자신이 나중에 무엇이 되어 있을지 또렷하게 상상하는 애들. 장래희망란에 ‘직장인’ 혹은 ‘사무직’ 같은 단어는 적지 않는 애들. 그 애들은 동천을 떠나면 다신 돌아오지 않았다.
—90쪽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는 호수가 아름다운 물안개의 도시, 충북 동천에서 오래되고 익숙한 것들이 모두 갈아엎어질 위기에 처하자 그에 맞서 각자가 가진 평범하지만 대체할 수 없는 사명을 지키기 위해 여성들이 인형 탈을 쓰고 나서는 이야기다. 인구가 점점 감소하여 호황기를 떠나보낸 이곳에 각자의 이유로 머물거나, 돌아오거나, 떠나온 여성들. 장을 거듭할수록 하나씩 소개되는 그들의 사연에는 ‘인구 감소’라는 통계에 생략되어 있던 한 개인의 서사와 궤적이 새겨져 있다.
소설의 무대가 되는 가상의 소도시 동천시를 말하려면 서울에 빗대어야 한다. 서울에는 있고 동천에는 없는 것. 직통으로 가는 열차, 날씨와 교통 정보를 알려줄 방송국, ‘그릭요거트’ 같은 이름의 식자재들, 그리고 영화를 보는 극장. 사소한 디테일들이 더해져 \'서울엔 다 있고 서울에만 다 있는\' 현실, 지역 간 풍요의 불균형을 재현한다. 이런 이유로 선거철만 되면 동천시의 정치인들은 발전 또 발전만을 맹목적으로 부르짖는다. 그런데 발전이란 무엇인가. \'발전이 도대체 뭔가. 돈을 많이 벌면 발전인가. 건물을 많이 지으면 발전인가. 얼마나? 언제까지? 서울만큼이면 되나? 그럴 수가 있나? 그럼 서울에는 서울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나?\' 소설 속에서는 그럴듯한 대의명분을 내세우는 보수적인 집단의 견고한 위계, 주먹구구식 운영과 우스운 탁상공론이 이어진다. 그 과정을 거쳐 서울에는 없고 동천시에만 있던 것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동천호수영화제와 동천시 마스코트 동천선녀, 그리고 동천시 특산품 복숭아 같은 것.
더 재밌고 더 좋은 것이 시시각각 쏟아지는 오늘날, 사라져도 눈에 띄지 않을 것들을 지키고 기억하기 위해 소설 속 이름들은 여름날 두꺼운 인형 탈을 쓰고 ‘전국마스코트자랑대회’에 출전한다. 발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 그럼으로써 내가 기억하는 당신의 자랑이 되려고. 우리가 거리에서 축제에서 마주치는 귀엽고 믿음직한 마스코트들, 그 인형 탈 안에서 애틋한 꿈을 품고, 기꺼이 땀 흘리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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