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유하 첫 장편소설. 시간의 유한성과 인간 존재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탐색한 철학적 관념소설이다. 작가는 지리멸렬한 '지금, 이곳'의 일상 속을 부유하는 한 여성의 삶을 통해 '시간'의 불가해한 속성과 그 앞에서 한없이 나약하고 유한할 수밖에 없는 인간 존재의 슬픔, 생의 의미 등을 진지하고 탁월한 사유로 풀어나간다.
소설은 시간의 소멸을 '사라짐'이 아니라 성숙과 발효의 과정으로 그려낸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모든 소멸해가는 시간들이 우리 삶의 증언자이며, 이미 소멸해간 시간을 끌어안고 남은 생을 향해 걸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소개
▣ 박유하
서울예술전문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금융기관 홍보실에 입사해 8년간 사보를 편집하며 20대를 보냈다.
90년대 초에, ‘자신의 길’을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프랑스로 갔다. 저널리즘 공부를 시작했으나, 그건 ‘타인들의 길’이라는 걸 곧 알았다. 혼란한 마음에 사로잡혔지만 그 상황은 ‘적절하게도’ 철학이라는 분야에 눈뜨게 했다. 안개 속의 풍경처럼 그 세계는 항상 의식 저 뒤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Centre S?vres 대학 철학과에 등록해 학사, 석사 과정을 마치고, 파리 10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계속해갔다. 그 무렵, 자신의 길에 대한 혼란이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혼란은 차츰 분열로 나타나는 듯했다. 그러나 분열은 새로운 화합의 신호일 수도 있었다. 그때,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처음으로 진지하게 떠올랐다. 철학과 문학이 화합하는 또는 문학과 철학을 굳이 경계짓지 않는 그런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철학에서 문학의 결핍을 느꼈듯이, 문학 또한 철학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멸하는 순간》은 첫 소설이며, 현재 두 번째 소설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