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흐다
상처를 이겨내고자 발버둥치는 여린 영혼들의 외로운 이야기 꿈과 사랑, 그리고 행복한 인생을 쫓는 우리의 욕망들. 이성국의 소설은 이기적일수록 안락함을 누릴 수 있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묻는다. 어째서 인간은 단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이토록 평생 슬픔과 고통 속에서 헤어나질 못하는가. 타인에게 이해받으며 사랑하고 싶은 욕망은 처절하게 깨지고 만다. 그 소통욕구의 상실이 주는 고통은 매우 크다. 이것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상처 때문에 고통받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방어적 자세로 똘똘 뭉쳐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고 한다. 그 굳은 의지로 삶을 버티며 또 살아가는 것이다. 그의 소설 속 주인공들은 순수하다 못해 어딘지 모르게 어수룩하다. 상처받아 충분히 아파했으면 그것을 툴툴 털어버리고 이겨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의 삶이 가슴을 아련하고 먹먹하게 만든다. 그러나 가식과 허위가 판치는 세상에서 이들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그 무엇보다 그의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는 아주 중요한 것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는 가벼운 일상의 느낌이 삶의 존재가 진중한 사람에게는 다소 무겁게 채색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쉽게 헤어지고 쉽게 만나는 인간관계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현대인에게는 사랑도 일회용 물건처럼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마음과 마음을 나누고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보다 사랑이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외로움은 우리 모두에게 힘겨운 것이다. 그 외로움의 끝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통이라면, 이들의 아프고 시린 이별도 소통의 단절만을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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