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대궁
인생의 단면과 픽션의 미학!
주로 가족관계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애환을 소재로 다루는 박주원의 소설집으로
(뜸부기)는 문중문제를, (칠석이)는 적서 문제를, (판구)는 오늘날 농촌 문제의 하나인 장가 못드는 노총각 문제를, (영락복지원)은 자식 기르기와 노인 이성 문제를 내용으로 하는 양로원 이야기를, (동반과 배반)은 소목장이의 인생 문제를, (마른 대궁)은 손자 돌보는 노부부 이야기를, (풍매화)는 계모와 의붓딸 이야기를, (포구)는 술집여자로 도는 여인 이야기를, (넥타이)는 도시로 옮겨사는 곤고한 가족 이야기를 각각 다루고 있다.
막내의 주선으로 큰딸을 제외한 전실 자식들이 개가해 가 사는 늙은 계모를 찾아가는데, 가서 보니 관계가 가장 안좋았던 전실의 큰딸이 모셔가고 없더라는 (삭풍)의 이야기처럼 박주원의 소설은 소설이 갖는 서사성을 드러내기 위해 극적인 결말을 시도 결말 부분의 반전이 매우 돋보인다.
문중일에 열심이었던 아버지를 평생 이해하지 못하고 지내오다가 재실 낙성식에서 화수회 회장 오빠가 한 말이 그동안의 오해와 증오심을 한꺼번에 풀어버리게 되는 (뜸부기)역시 그러하다.
극적 결말이 단면을 완성하는 기법으로 살아 있고, 토속적인 어휘 활용으로 픽션으로서의 리얼리티를 살려 내며, 지문과 대화라는 소설문장의 정석을 흔들어 완만하거나 평면적인 제재에 일정한 몫의 긴장을 부여하는 단아한 소설 세계를 펼치는, 작가 박주원의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재미있는 소설들을 만날 수 있다.
번호 | 별점 | 한줄평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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