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에 울다
명작 하이쿠에 담긴 생각과 기억
'3대 명인 바쇼, 부손, 잇사부터 근현대 하이쿠 시인의 작품까지,
그곳에서 오늘의 나를 만나다'
5.7.5의 17자로 된 하이쿠라는 짧은 시를 마음이라는 연못에 던지는 하나의 돌이라고 할 때, 그 돌이 연못에 빠져 퍼지는 동심원은 그 돌의 메시지로서의 영향력을 나타낸다.
아주 작은 티끌은 떨어져도 동심원을 만들지 못할 것이고 덩치가 크더라도 풍선은 마음의 연못에 빠지지 못할 것이다. 요는 덩치의 크기가 아니라 그것이 연못에 빠지는 형태를 갖추었는지, 그렇다면 속으로는 어느 정도의 밀도를 가졌느냐가 파문의 크기를 결정할 것이다.
그렇게 하이쿠가 만들어내는 동심원의 모양은 천차만별할 것이다. 작가의 손을 떠나 세상에 나온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읽는 이의 입장에서 색깔이 달라지기도 하고 무게가 달라지기도 한다.
꿈보다 해몽이 좋을 수도 있다. 내게는 좋게 느껴졌지만 남들은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일본인이 좋아하는 작품 백 구를 읽어도 한국인인 내가 감응할 수 있는 구는 몇 구밖에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여기 실은 작품은 역사적으로도 유명하되 필자 개인적으로 감응한 것을 위주로 선정하였다. 단순히 하이쿠의 번역을 올리고 계어(季語, 계절을 상징하는 단어)는 무엇이라는 정도의 소개서는 전례가 많지만 하이쿠 한 구의 의미를 깊게 파고들며 자신의 것으로 음미하는 작업은 아마 본서가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5.7.5의 17자로도 이루어진 하이쿠는 일본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도 짧은 시의 전통은 있고 요즘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우리 짧은 시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도 본서가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여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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