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그대만을 위하여(전2권/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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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령, 당신도 나 배신하지 마. 당신이 배신하면 나 죽을지도 몰라. 아니, 죽을 거야. 세상에 존재하던, 당신이 아는 정태혁이라는 인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거니까.”
“배신……안 해요.”
태혁의 웃는 얼굴이 키스하는 입술에서 느껴졌다. 근사하게 올라간 입술이 다시 열정적으로 해령을 탐하기 시작했다. 얌전하게 그녀를 안고 있던 손들도 각자의 영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해령의 허리를 강하게 안고 있던 오른손은 훤하게 드러난 목덜미부터 등을 부드럽게 쓸고 지나갔고, 왼쪽 손은 스타킹에 싸인 그녀의 다리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하핫, 태혁 씨, 나……이상해.”
“너 때문이야, 은해령. 너 때문에 나도 이상해져.”
말하는 태혁의 숨결이 해령의 가슴 골 근처로 퍼져나갔다. 사람의 입김이 이렇게 뜨거울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태혁은 뜨거웠다. 해령의 맨등을 쓰다듬는 태혁의 손도, 치마 속에서 야들야들한 속살을 탐하는 손도 모두 뜨거웠다.
어느 순간, 꼭 감겼던 해령의 눈이 번쩍 떠지며 태혁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태, 태혁 씨.”
“조금만, 맛을 볼 거야. 당신을 여기서……가지진 않아. 하지만 조금만 더 맛을 볼 거야.”
더 이상 태혁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 대신 해령의 가슴에 키스를 남기는 소리와 그녀의 유두를 빨아들이는 남우세스러운 소리만 방 안을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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