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 인생
2009년 공쿠르상 단편 부문을 수상한 이 책에 관한 해외 독자들의 의견 중에 “왜 실뱅 테송을 읽을까? 아마도 그가 우리가 쓰지 않은 걸 쓰기 때문일 것이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테송의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단박에 공감할 표현이다. 여행가이자 작가인 테송은 남이 쓰지 않는 방식으로 글을 쓰고, 남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으니까. 탐험에 가까운 그의 극한 여행의 기록은 《시베리아 숲속에서》, 《눈표범》 등의 책으로 출간되었고, 그 작품들은 각각 프랑스의 대표 문학상인 ‘메디치 상’, ‘르노도 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세상의 구석들을 가능한 한 현대 기술의 지원 없이 발로 누비는 테송은 발뿐만 아니라 눈으로도 글을 쓴다. 걷는 동안 불쑥 등장하는 세세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는 그의 문체는 추적자처럼 정확하다. 그가 사계절 내내 걸어서 탐색하는 광대한 세상이 어느 순간 그의 말 속에 자리하고 있다. 다채로운 캐릭터, 있을 법하지 않은 상황을 진정성 있는 시선으로 담아낸 이 열다섯 개의 단편은 그의 편력이 낳은 또 하나의 멋진 결실이다.
번호 | 별점 | 한줄평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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