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키워드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유전자
이어령의 <우리문화 박물지>는 가위부터 화로까지 우리 옛 생활문화 속의 64개 물상들에 대한 흥미진진한 탐색기이다. 한국인의 마음의 신비를 꿰뚫어 보는, 한국인을 만든 문화유전자 64개에 대한 일종의 지도라고 할 수 있다.「가위 - 엿장수 가위의 작은 기적」「화로 - 불들의 납골당」등과 같은 식으로 해당 물건에 대해 시적 함축성을 지닌 제목을 붙이고, 짧은 분량의 텍스트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내었다.
이 책은 한국의 영상과 한국인의 생각의 별자리를 읽으려는 욕망, 그리고 그 읽기의 새로운 실험에서 탄생되었다. 일상 속에서 우리와 함께 생활해 온 물건들의 실용적인 의미를 넘어서, 그 물건들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우리 옛 생활문화 속의 여러 물상들을 시적 직관으로 살펴보며 미학적 탐험을 시도하였고, 이러한 사물의 시학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을 해독하였다.
또한 이 책에는 이어령 글쓰기의 미덕과 장점이 오롯이 살아있기도 하다. 시와 산문의 경계에서 직관적 감성과 분석적 논리를 결합시킨 글을 바탕으로, 좀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옛것을 다시 읽는 독서의 기쁨과 자유, 문화의 암호문을 해독하는 지혜와 노력, 사물의 시학을 통해 한국인의 마음이나 그 영상의 차이를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목차
한국인의 마음을 그려낸 별자리
가위 - 엿장수 가위의 작은기적
갓 - 머리의 언어
거문고 - 누워 있는 악기
계란꾸러미 - 포장문화의 원형
고봉 - 무한한 마음을 담는 기법
골무 - 손가락의 투구
나전칠기 - 어둠 속에 빛을 상감하는 법
낫과 호미 - 자기로 향한 칼날
논길 - 팽창주의를 거부하는 선
다듬이 - 악기가 된 평화로운 곤봉
담 - 일인칭 복수의 문화
담뱃대 - 노인들의 천국
돗자리 - 하늘을 나는 융단
뒤주 - 집안의 작은 신전
떡 - 마음의 지층
ㄹ - 통합, 그리고 연속의 무늬
매듭 - 맺고 푸는 선의 드라마
맷돌 - 분쇄의 기술
무덤 - 죽음의 순서
문 - 문풍지 문화
물레방아 - 환상의 바퀴
미륵 - 50억 년의 미소
바구니 - 뽕도 따고 님도 보고
바지 - 치수 없는 옷
박 - 초가지붕 위의 마술사
버선 - 오이씨가 된 발
베갯모 - 우주와 사랑의 꿈
병풍 - 움직이는 벽
보자기 - 탈근대화의 발상
부채 - 계절을 초월한 아름다움
붓 - 정신의 흔적
비녀 - 마음의 빗장
사물놀이 - 우주와 사계절의 소리
상 - 억제와 해방의 미각
서까래 - 안과 바깥의 매개 공간
수저 - 짝의 사상
신발 - 문화의 출발점
씨름 - 긴장 속의 탈출구
연 - 빈 구멍의 비밀
엽전 - 우주를 담은 돈
윷 - 우연의 놀이
이불과 방석 - 사람과 함께 있는 도구
장롱 - 심연의 밑바닥
장독대 - 가정의 제단
장승 - 수직과 짝을 염원하는 삶
종 - 여운을 만들어내는 정신
지게 - 균형과 조화의 운반체
창호지 - 나무의 가장 순수한 넋
처마 - 욕망의 건축학
초롱 - 밤의 빛
치마 - 감싸는 미학
칼 - 무딘 칼의 철학
키 - 이상한 돛을 지닌 배
탈 - 삶의 볼록 거울
태권 - 허공에 쓰는 붓글씨
태극 - 가장 잘 구르는 수레바퀴
팔각정 - 에콜로지의 건축학
팔만대장경 - 칼을 이긴 인쇄문화
풍경 - 대기를 헤엄치는 물고기 소리
한글 - 기호론적 우주
한약 - 생명을 위안하는 상형문자
항아리 - 불의 자궁에서 꺼낸 육체
호랑이 - 웃음으로 바뀌는 폭력
화로 - 불들의 납골당
항목풀이
자형풀이
1분간 멈추는 시선
문화유전자 지도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