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해석학의 새 이정표를 세우고, 현대철학의 지평을 확장한 명저로 꼽힌다. 딜타이는 정신과학을 자연과학으로부터 명료히 분리해 내고 정신과학의 인식론적 토대를 구축해 줄 하나의 과학을 정립하는 일의 필요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원전의 핵심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발췌했으며, 해설 속에 전체 차례를 넣어 그 전반적인 구조와 내용의 윤곽을 파악함으로써 본 발췌본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저자소개
1833년 11월 19일 목사의 아들로 비스바덴 주의 소도시 비브리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신학을 택하였으나 칸트, 레싱, 게르비누스의 철학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는 교회사, 원시 기독교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며 그의 스승인 트렌델렌부르크에게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뵈크에게서는 문헌학을 수강하였다. 신학 분야 국가시험을 수석으로 졸업하였으나 지속적 학문과 생활의 안정을 위하여 김나지움 교사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 1859년 슐라이어마허 재단의 현상 논문에 선정되면서 교사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으로 해석학과 철학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그 후 해석학, 철학, 윤리학에 관한 지속적 연구 결과 1864년 딜타이는 「슐라이어마허의 윤리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1865년 「도덕의식의 분석 시도」라는 연구로 교수 자격을 얻었다.
대학 교수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은 1866년 스위스 바젤 대학에서였다. 이후 킬 대학과 브레슬라우 대학을 거쳐 1882년 헤르만 로체(Lotze)의 후임으로 베를린 대학에서 교수직을 수행하였다. 1883년 『정신과학 입문』을 출간하면서 정신적으로 가장 생산적인 순간을 맞게 된 딜타이는 브레슬라우 시절부터 교제해 오던 요르크 백작(Grafen Yorck)과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게 되었다. 새로운 학문으로서 정신과학을 기획함으로써 딜타이는 역사이성 비판의 학문으로서 철학을 혁신하고자 하였다. 나아가 역사적 세계에 대한 학문들의 이론, 사회적 체계와 그것의 연구에 대한 이론을 총체적으로 정립하고자 하였다. 칸트, 헤겔, 슐라이어마허를 넘어 딜타이는 진정한 계몽이 역사적 이성으로 완성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딜타이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은 바로 삶은 그 자체로부터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은 하나의 이해의 대상으로 주어져 있고, 지각 가능하며, 이해될 수 있고,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 관한 학문으로서 정신과학은 따라서 삶의 자기 이해를 확장하고, 심화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해와 이해를 토대로 성립된 학문의 원천은 바로 내적 경험이다. 그 경험이란 내 자신의 고유한 삶의 연관에서 나오며, 언어와 전승을 매개로 역사적으로 형성된 그런 경험을 의미한다. 이런 전제하에서 딜타이는 인간의 삶이 전통철학에서 말하는 이성(Vernunft)에 의해서만 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감성, 기분, 정서와 같은 요소들이 오히려 ‘원하고, 느끼는’ 인간 존재의 본질 규명에 더 부합한다는 것이다. 딜타이의 창작 활동이 이성적 학문인 철학에 국한되지 않고, 예술, 시학, 음악에까지 두루 미치고 있는 점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딜타이의 정신과학이 왜 ‘삶의 철학’으로 명명되는지를 알 수 있다.
베를린 대학에 정착한 후 딜타이의 삶에서 학자로서의 학문적 강의와 저술 이외에 그다지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다만 1887년 베를린 학술원 회원으로 임명된 후 칸트 전집의 출간에 공헌을 하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후 딜타이의 대표적인 저술로는 1906년 『체험과 문학』, 1907년 『철학의 본질』, 1910년 『정신과학에서 정신세계의 구축』 등을 꼽을 수 있다. 딜타이는 1911년 10월 1일 루르 강 인근 남 티롤 지방의 자이스라는 소도시에서 사망하였다.
목차
해설
지은이에 대해
1. 머리말: 이 책의 논지와 구상에 대해
2. 이 책 『정신과학 입문』의 의도
3. 자연과학과 나란히 하나의 독립된 전체로서 존재하는 정신과학
4. 자연과학 전체에 대한 정신과학 전체의 관계
5. 정신과학의 분절 구조화를 위한 개관
6. 정신과학의 내용을 구성하는 재료
7. 정신과학이 사용하는 세 가지 진술 유형
8. 역사적·사회적 현실성으로부터 분리되는 개별 정신과학들
9. 역사적·사회적 현실성의 요소들인 개별적 인간존재들을 다루는 과학들
10. 역사적·사회적 현실성의 연관구조를 향한 인식의 태도
11. 개별 민족들 및 인간 일반의 자연적인 분절 구조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
12. 역사철학과 사회학은 현실적인 진정성을 갖는 과학이 아니다
13. 개별 정신과학들의 점진적인 확장과 완성
14. 개별 정신과학들을 위한 인식론적 토대 구축의 필요성
15. 맺음말: ‘지금까지의 논의’[1권 서론]의 결과들로부터 생기는 과제
옮긴이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