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깍두기
“내가 도둑으로 보이냐? 어딜 봐서?”
괜한 심술인 줄 알면서도 쀼루퉁하게 말을 걸었다.
한 녀석은 금갈색 털이 탐스러운 리트리버 종 같았다.
보통 맹도견으로의 쓰임새가 많은 녀석인데다 시골에서는 보기 힘든 고급견이었다.
옆에 있던 풍산개가 그를 향해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더니
근처까지 와서 목줄이 짧은지 애처롭게 낑낑거리다 주저앉았다.
그러더니 가만히 앉아 한참이나 그를 올려다보았다.
“음. 너는 말이 좀 통할 것 같다. 내가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 거지?”
녀석이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인다!
개, 개는 보통 짖지 않나? 왜 끄덕거리지?
당황한 준경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는데, 녀석이 히죽 웃었다.
우, 웃어! 개가 웃었어! 저게 개야, 사람이야?
사랑의 천사견 김치와 깍두기.
세상에 지친 도시여자와 맞선에 지친 시골남자에게 사랑의 화살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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