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양한 주제들의 시사칼럼과 에세이 등을 발표하면서 뛰어난 문장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온 작가 고종석이 17년 만에 펴낸 소설이다. 이 작품은 '독고준 3부작' 중 두 연작 장편 이후 3부작을 완성하지 못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최인훈을 대신하여 쓴 시리즈 완결판으로 더욱 이목을 끄는 작품이다. 독고준을 주인공으로 삼은 두 연작 장편 『회색인』과 『서유기』에 이어 독고준을 주인공으로 삼은 소설이면서 그의 딸 독고원의 관념과 생활을 그린 독립적 작품이기도 하다.
2009년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죽던 날, '관념소설'을 쓰며 '회색인'이라 불렸던 유명 소설가 독고준 역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 후 일 년, 그의 딸 독고원은 1960년 4ㆍ19혁명에서 시작해 2007년 대통령 선거일까지 47년간 계속된 아버지의 일기를 읽으며 역사의 흐름과 한국사회, 예술, 문학 전반에 걸친 독고준의 관념들을 발견한다. 아버지의 삶과 문학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에 독고원의 일상이 겹쳐진다.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스스로의 삶, 소수종파 기독교도인 엄마, 이혼한 남자의 후처가 된 여동생 선의 가족, 자신의 동거인이자 유명 드라마 작가인 연희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이어진다.
저자소개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그를 정서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눈물을 훔쳐내며 읽은 심훈의 『상록수』이며, 그를 지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고등학교에서 내쳐져 자유롭던 열 일곱 살 때 골방에서 담배 피우기를 익히며 읽은 노먼 루이스의 『워드 파워 메이드 이지』다. 그는 자신의 문체에서 에릭 시걸과 김현과 복거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서 칼 포퍼와 김우창과 강준만을 느낀다.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지에서 스물 두 해 동안 기자 노릇을 한 그는 2005년 봄 「한국일보」논설위원직을 끝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멍에와 명예에서 벗어났다. 현재 도서출판 개마고원 기획위원으로 있다. 나이에 걸맞은 가장 노릇을 못하며 살아온 터라, 그는 더러 자신이 객원남편, 객원아비, 객원자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자신을 객원한국인이나 객원인류로 여길 때도 있다. '객원'의 비정규성과 느슨함이 베푸는 자유의 감촉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흐뭇해하는 편이다. 언젠가 페르시아어로 '루바이어야트'를 읽어보는게 꿈이다. 특별히 집착하는 기호품은 디스 플러스 담배와 붉은 포도주와 아스피린이다.
저서로는 『기자들』, 『고종석의 유럽통신』,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책읽기, 책일기』, 『제망매』, 『7일간의 영어 여행』, 『감염된 언어』, 『언문세설』, 『국어의 풍경들』, 『기자로 산다는 것』, 『바리에떼』, 『발자국』, 『어루만지다』, 『경계긋기의 어려움』, 『여자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