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당의 겨울
아비 되어 아버지 보니
모진 세월 온몸 새기고 보릿고개 넘다 지쳐도 잘살아보자며 앞만 보며 달려온 길.
못 먹고 못 배운 한풀이하듯 자식만 바라봤는데, 허리 졸라매고 맹물 채우며 살아온 삶이 이제는 상처만 남고, 키워놓으니 다들 제 잘나서 큰 것처럼, 이제 설 자리도 없어져 새끼들의 짐 되어버린 우리네 아버지들.
이제, 아비 되고서야 봅니다.
정승 집, 개보다도 못한 죽은 정승이라더니,
조선 예원(藝苑)의 마지막 불꽃!
학문과 벼슬에서 탄탄대로 달릴 때 부나방처럼 따르던 이 다 떠나고, 바람 잘 날 없는 섬에서 곤궁한 시절의 阮堂.
모두 외면해도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끈 이어준 제자에게 빛바랜 종이에 그린 문인화 한 점.
“겨울이 깊어지니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이 보인다 (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 論語, 子罕편)”는
경구(警句)를 반추(反芻)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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